■  퇴촌 K 레스토랑+주거 K Cafe + House
  | 김광배 | 고려대학교건축공학과+(주)유오건축사사무소







위치: 경기도광주시퇴촌면관음리 538-4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대지면적: 1,060㎡ 건축면적: 289.6㎡ 연면적: 326.53㎡ 조경면적: 66.12㎡ 건폐율: 27.32% 용적률: 28.84% 규모: 지하1층, 지상2층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내부마감: 벽, 천정- V.P 마감, 멀바우목, 실크벽지/ 바닥- 온돌마루 외부마감: 벽- HK30 샌드스톤, 드라이비트/ 지붕: 컬러강판, 싱글 건축: 김광배+(주)유오건축사사무소 설계담당: 김광배, 노명수, 황진언, 김춘화 인테리어설계, 시공: 포디움 설계기간: 2004. 5.~2004. 7. 공사기간: 2004. 7.~2005. 3. 에디터: 김경진 편집디자인: 박현지 번역: 문봉주 사진: 이기환

한강을 따라상류로 올라가며, 이곳저곳눈에 띄는 카페며 식당들을 보노라면, 그렇게 못난 건물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왠지 모르게 늘 서먹함을 느껴보고는 했다. 똑같은 작업을 내가 했다한들 더 나은 건물을 지을수 있다는 확신도 없었기에, 그서먹함은 늘 정당성을 잃은채 느낌으로만 남게되고는 했다.
어느날 한 지인이 퇴촌의 땅한자락에 카페와 주인이 거주할 주거공간을 설계해 달라는말을 건네왔다. 서울 천호동에서 거주하던 지인은 이미 퇴촌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었고, 근처에 사두었던 땅에 이 둘을 합친 건물을 짓기 원했던것이다. 식당들이 줄지어 있는 지역과는 달리, 그곳은 주변에 띄엄띄엄 토속적인 음식을 파는 식당들이 있었고, 군데군데 모텔들이 눈에 띄었다. 대지는 사방으로 낮은 산세에 둘려져 있고 바로 옆 땅 자락은 아직도 논인 그런 장소였다. 대지와 북쪽에 면해 있는 도로는 도시를 연결하는 간선도로는 아니었으며, 주로 어떤 목적지로 안내하는 일방향성의 성격을 지닌 도로이다. 따라서 굳이 눈에 잘띄어 많은 손님을 끌어보겠다는 상업적인 음식점을 수용하기에는 불리한 여건 이었으며,지인또한 그것이 궁극적인 목적은 아닌듯싶었다. 오히려노년을 준비하며 좋은 환경 속에 거주할만한 주택과, 이미 오랫동안 알아온 단골들 대상으로 운영할만한, 그런 음식점을 원한것이다.

카페에대한고민- 상업성
언젠가 한강 상류에 즐비한 카페들을 보며 느꼈던 서먹함은 아마도 그들의 지나치게 상업적인 모습들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음식점이 상업적인 모습을 갖는것이 잘못된것은 아니지만, 왠지 건축의 본질이 상업성에 도배되는 느낌이 싫은것이다. 그둘이 하나일수는 없을까? 어떻게하면 상업적인요소로 지나치게기교적이고말초신경을 자극하는 표현을 담지않으면서도, 사람들이 다시찾아오게 만들수있을까? 음식맛이야 주인이 알아서 할일이지만, 내고민은 장식이 아닌 상업적인 브랜드를 건축에서 찾는 일이었다. 또 한 가지 고민이 되었던점은 음식점과 주택을 한건물로 묶는 방법이었는데, 이둘의 기능은 어느면에서 보나 스케일이 틀리며, 공적인특성과사적인 특성이 대립되는것으로, 그 둘을 어찌 분절시킬지가 문제였다.
고민끝에 결론은, 음식점같은 집이 아니라 집같은 음식점으로 만들어야겠다는 것이었다. 어느 의미에서 건축주에게는 카페 공간도 주거 공간의 확장된 공간이요, 건축주의 생활공간이란 생각을 한 순간 갑자기 실마리가 풀리는 듯 하였다. 결국 둘의 기능은 층으로 분리를 하였지만 외관의 표현은 하나의 표현으로 통합시켰으며, 이 건물의 상업성은 유일하게 빛과 풍경을 담은 내부공간에 숨겨놓기로하였다.

주거에대한고민- 영속성
주거 공간이 이상적이기 위해서는 인간의 내재적인 존재(being) 에 만족감을 줄수 있고, 시대를초월해누구나 공감되어질수 있는요소가있어야한다. 인간존재의 영속 적인 의미와 가치는 그정신과 영혼에있다. 애초에 주거는 피난처의 의미로 탄생이되었고, 동시에 안식처로서, 내재적존재의잉태를 발아시키며 성장발육시키는 어머니의 자궁인 것이다. 그것은 생명이 유지되고 자라기에 가장 적절한환경으로, 너무 넓지도 너무좁지도 않은, 그러면서도 신축성이 있어서 성장의 변화를 수용할수 있는그런공간으로서가장 인간적인 스케일을 지닌장소이다. 인간의 잠재 의식속에 존재하는, 끊임없이 안식처를찾고자하는 욕구는 바로이런 어머니의 자궁에대한 동경이다. 그곳은잠재의식속에 늘돌아가고싶게만드는 곳이다. 이러한 공간에서등이 높은 안락의자에앉아 가공되지 않은자연을바라보며, 빛과어두움, 질서와혼돈, 따스함과 추위등 항상두얼굴을 가진 자연과 순응하는 방법을 터득하노라면, 그것은 대항과 정복이 아니라 순응과 융화인것을 알게 되며, 감옥 속의 속박이 아니라 진정한 피난처임을 알게 되고, 자연을받아들여 여과시키되 동시에 방어할 수 있는, 그래서 거부와 초대가 공존한다는 것을알게 된다. 그 때 인간은 땅이 어미로서, 주거라는 형태의 공간을 나에게 나아 주었다는 진리를 터득하게된다.

따라서 이건물은, 이런대지의 잠재력과 숨은코드를 판독하고읽어내는눈에서비롯되었으며, 대지의 일부인양 대지에서 솟아난 양, 그런모습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경계는 존재하되, 그것은 분리가 아닌 분절이며, 그 경계 양면의 이중성을 융화하려는 모호성을 표현하고, 표피적인 물성의 표현보다는 내재적인 공간의 표현을 찾기를 갈망하였다.

글/ 김광배(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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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문화 2005년 4월호 [작품]페이지 © anc건축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