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orean Project :
YEONGDO HAEDOJI VILLAGE SIGHT TREE
Architect: YOO SANG HOON/ ADDARCHI ARCHITECTS GROUP

유상훈_ 애드아키건축사사무소 동아대학교 건축공학과 및 산업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삼중종합 건축사사무소, ㈜아키포럼 건축사사무소에서 실무를 쌓았다. 현재 애드아키 건축사사무소의 대표를 맡고 있다. 동의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를 역임하였으며 부산시 공공 건축가이기도 하다. 특히 지역의 공공건축을 통하여 그 시대의 진정한 삶을 담아내는, 지역과 환경의 통합적 디자인에 관하여 많은 관심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영도구청사 보건소 증축사업 현상설계 당선, 동삼 희망마을 커뮤니티센터 당선, 보수동 서민 생활환경 개선사업 마스터플랜, 해돋이 천연 염색 공방, 산복도로 르네상스 천마산로 일원 마스터플랜 수립용역 등이 있다.
본 프로젝트의 진행배경에 대해 설명해달라.
부산 영도 봉래산 언덕 중 가장 높은 한쪽에 위치하고 있는 이 마을은 6.25전쟁으로 유입된 피난민들이 ‘우리도 잘 살아보자’는 희망의 의미를 담아‘ 해돋이 마을’이라 부르면서 이름이 정해지게 되었다. 고지대의 불량한 접근성, 공·폐가 증가 등 열악한 환경을 가지고 있는 전형적인 부산형 산복도로 주거환경 쇠퇴지역의 한 곳이다.
그러나 마을 공동체 구성 및 주민 주도의 도시재생 활성화 의지가 매우 강하여 주민공모사업에 따른 예산 지원이 이루어졌고, 마을공동체 자립기반 활성화 목적으로 봉래산 둘레길 코스이며 부산 북항 조망 최적지인 입지적 장점을 이용한‘ 봉래산 둘레길 전망휴게소’ 건립이 추진되었다.
설계과정에서 발생한 제약상황은 무엇이었으며, 어떻게 해결하였는가?
당초에는 확보된 작은 대지에 소규모 전망데크 및 휴게소 매점 건립이 주목적이었으나, 본격적인 설계진행 중 마을 주민들과의 의논과정에서 발생된 다양한 요구사항들(국수, 음료, 인근 천연염색 공방에서 나오는 제품 전시 판매, 마을 창작물 갤러리 등의 복합기능이 가능한 매점 / 눈에 잘 띄지 않고 관리가 용이한 화장실 / 텃밭, 꽃밭, 휴게공간 조성 / 상징성 있는 전망대 등)을 한정된 예산과 대지조건 안에서 어떻게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해결할 것인가가 최대의 난제로 대두되었다. 우선 대지의 고저차를 활용한 필로티를 만들어 지면을 다목적 공간으로 비워 다양한 외부공간 활용이 가능하도록 하였고, 법적으로 한정된 건축면적 내에서 입체적으로 기능을 배분하고 그 공간의 내외부 형태가 담백한 재료를 바탕으로 한 입면이 되도록하여 예산상의 절감을 꾀하였다. 차량의 접근이 불가능한 곳이기 때문에 현장 콘크리트 타설을 해야 했고, 건축시 자재운반 등을 감안한 합리적인 시공 고려가 설계단계에서 필요했다. 특히 창호 프레임 간격을 최대한 넓게하여 풍경 조망에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하고 싶었지만, 현장 운반 여건을 고려하여 그 간격을 좁힌 것이 완공 후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 프로젝트의 대지가 갖는 특성은 무엇이고, 그것이 어떻게 건축물에 반영되었는가?
영도 봉래산 가장 상단에 형성된 희망마을은 북쪽이 낮고 남쪽이 높은 경사구릉지에 있으며, 마을이 자연 발생적인 골목길로 이루어져 차량접근은 낮은 쪽 북측의 입구에서만 가능하다. 대지는 마을 중심 골목길 가장 위쪽에 봉래산 둘레길과 교차되는 지점에 위치하며, 부산 대청동, 초량 산복 도로에서부터 북항 일대, 북항대교, 오륙도에 이르기까지 부산 전체 파노라마 경관 조망이 가능한 자리이다.
보통은 지역주민들의 접근이 이루어지는 낮은 쪽 도로입구가 일반적인 마을 입구가 되지만, 마을 중심 골목길과 둘레길이 교차되는 대지는 둘레길을 이용하는 외부사람들과 접촉할 수 있는 또 다른 새로운 마을입구로서의 입지적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예전부터 마을 입구에는 마을의 수호신 경계 등의 의미를 담은 솟대 장승과 당산나무가 있어 그 마을의 구심적 역할을 하는 휴식장소로 이용되어 왔듯이, 나뭇가지들이 서로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풍경으로 풍성한 휴식의 이미지를 차용하였다. 대지와 봉래산 둘레길의 고저차(약 2m)를 이용한 스킵플로어 형태를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 수용과 뛰어난 풍경을 입체적 으로 조망·휴식할 수 있도록 하여‘, 풍경나무’ 이미지를 가지는 마을의 새로운 상징시설을 의도하였다.
건물의 배치는 마을 중심 골목길에서 올라왔을 때 시각적 압박감이 생기지 않도록 대지 후면에 배치하여 전면 마당을 가진 건물로 인식되도록 하고 건물 하부를 필로티로 만들어 전정 공간의 자연스러운 이용이 가능토록 하였다. 대지가 자연 녹지지역이라 건축면적 37㎡(약 11평) 범위 안에서 각종 기능을 충족시켜야 하는 것도 제약사항이었다. 이는 둘레길에서 진입하는 계단하부 잔여공간에 화장실을 만들고, 계단을 내어 주고 남은 2층 공간에는 전면 개방공간과 후면 주방 그리고 원형계단으로 이어지는 중층 아지트의 입체적 공간 구성으로 활용도를 높였다.
실내의 통창, 수평?수직창 그리고 외부계단들과 옥상 전망대를 감싸고 있는 입체 프레임들은 이 프로젝트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축 장치다. 이 장치들은 동네 골목길과 둘레길이 만나는 접점에서 동선들을 자연스럽게 건물로 끌어들여 서로 접촉하게 하는 사회적 교류마당의 역할을 하며, 입체적인 동선을 통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옥상 전망대에 이르는 계단길 모습은 지형과 풍경이 서로 타협하면서 만들어내는 부산 산복도로의 풍경 이미지를 닮은 이 지역만의 독특한 장소적 특성이 드러 나도록 고려하였다.
최대한 대지가 가지고 있는 속성을 파악하여 건물이 주변과의 자연스러운 관계를 맺으면서 오는 다양성과 확장성을 통하여 마을 커뮤니티 시설이 가지는 의미를 건축적으로 좀 더 구체화 시키려 노력하였다.
마을주민을 위한 공공 건축물로서 요구된 사항은 무엇 이었으며, 이를 위한 건축적 장치는 무엇인가?
기본적으로는 부산시의 산복도로 도시재생의 일환으로 예산을 투입해서 시행하는 사업이므로 외형적으로 드러내는 가시적인 성과도 필요하겠지만, 이 마을의 이름이 미래의 희망을 담은 의미의‘ 해돋이 마을’이듯 이곳 주민들에게 기능적 요구사항을 넘어서는 새로운 희망과 자부심을 통해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 시킬 수 있도록 세심한 고려가 필요했다. 무엇보다 설계 초기단계에서부터 지역주민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고 반영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이 시설에 대해 자연스러운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하여 시설물에 대한 애착심을 높이려 노력하였고, 시공시에는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마을 지역주민 일부가 직접적으로 공사에 참여하여 실질적 도움이 된 점, 그리고 커뮤니티 디자인 기법을 도입하여 최소한의 구조물을 통해 마을 주민들이 상황에 따른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유연한 공간을 형성한 점이 가장 좋은 공공 건축물의 건축적 장치가 아닌가 생각한다.
건축물의 색상을 흰색으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점점 더 밝은 희망의 빛으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의 표상으로 빛의 3원색(RGB)의 총합인 흰색을 선택했고, 또한 도화지 같은 건축적 역할을 배경으로 이 마을만의 독특한 개성을 반영하는데 있어 흰색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본 건축물이 마을 내 공공 공간으로 활용되면서 마을의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하는가?
무엇보다 이 마을의 공동체 결속력이 통장님과 활동가를 중심으로 매우 조직적이고 활력이 넘치는 것을 여러 번의 설계 협의과정에서 느꼈다. 이러한 열정들이 잘 조직되고 발휘될 수 있도록 다목적 개방공간과 풍경조망의 건축적 입체 특화장치를 만들어, 마을 공동 수익사업 창출 및 내외부 사람들간의 자연스러운 교류를 통한 마을 커뮤니티 활성화로 이웃간의 정이 살아있는 살기 좋은 마을로 되살아나기를 희망하며, 또 그렇게 되리라고 본다.
공공건축물의 적합한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공공 건축물이 앞으로 부산 지역에 어떻게 적용되고 변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공공건축(Public building, 公共建築)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공익성과 공용성을 갖는 공공 건축물을 뜻하는데, 이는 공공시설물·공공공간까지 그 의미를 확산 시킬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공공건축은 개인의 삶의 질을 증진시키고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터전으로서의 지속적 공간 환경을 조성해 주는 주요한 매개체 역할을 한다. 산, 구릉, 강, 바다를 끼고 있는 긴 허리띠 모양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고, 특히 원도심과 같이 6.25전쟁을 거치면서 형성된 독특한 산복도로 경사주거지를 가지고 있는 부산의 경우 수 년전부터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 등의 여러 정책들을 통해 지역 재생에 힘쓰고 있는 과정 속에서 올바른 공공건축의 방향 정립은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첫번째로 이미 조성된 각종 커뮤니티 관련 거점시설들의 초기 기획의도와 준공 이후 주변 지역 주민의 이용실태를 토대로 한 실질적 운영상황을 파악하고, 예산 및 프로그램 구축에 있어서 문제점 분석을 통한 적정한 해결방안 모색하여 보다 지역민들에게 다가가는 공공 건축물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주민참여형 디자인을 적극 도입한 사용자 위주의 방향개선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주민참여 유도방안을 강구하여 참여의 욕구를 일으키게 하는 공감 디자인 의 적극적인 구상이 필요하다고 본다.

건축문화편집부 (archious@ancbook.com)
건축문화 2016년 2월호 [korean PROJECT]페이지 © 에이엔씨출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