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orean Project :
Appropriate Farmhouse
Architect: Yoon ZooYoun/ OfAA - Office for Appropriate Architecture

윤주연_적정건축 - OfAA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건축학 및 미술사를 전공 후 간삼건축에서 실무를 하였다. 네델란드의 베를라헤 인스튜트(Berlage Institute)에서 포스트 마스터 과정을 마친 뒤 Master of excellence in architecture를 취득했다. 네델란드에서 OMA, UNStudio를 거쳐 베이징 기반의 MAD Architects에서 건축가로 활동 중이며 카타르, 이란, 한국, 중국의 다양한 스케일과 단계의 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 OfAA를 설립하여 적정기술로 만든 공간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작업하고 있다. www.o4aa.com | blog.naver.com/100m2house
클라이언트의 특별한 요구사항은 무엇이었는가?

건축주 부부는 오랜 도시 생활 후 귀향을 계획하여, 홀로 계신 어머니가 사시는 집을 허물고 함께 살 농가주택 설계를 요청하였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농어촌 주택 개량사업의 보조를 받기 위해 30평 미만(100m2)의 주택이어야 하는 제한이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두 세대가 살 30평 미만의 집이라는 설계조건이 나오게 되었다.

건축가가 분석한 클라이언트의 특성은 무엇이며, 그것이 어떻게 설계로 이어졌는가?
건축주 부부와 어머니는 가족이지만 오랫동안 따로 지냈던 점을 고려하여 두 세대가 독립적인 성격을 가지는 한 지붕에 한 가족의 집을 그렸다. 그래서 두 세대의 안방은 각각 독립된 원룸처럼 될 수 있게 디자인하여 양 끝에 위치시킨 뒤 공동 생활공간인 거실과 주방을 사이에 두었다. 외부활동이 많은 어머니의 방은 출입문에 더 가깝게 두고, 매스를 비틀어 공간을 넓혀 작은 중정을 만듦으로써 어머니의 공간이 사랑방처럼 더 독립성을 가질 수 있게 하였다. 그리고 긴 처마를 가진 단정한 평지붕으로 떨어진 덩어리들을 묶어 한 지붕의 집으로 만들었다.

설계과정에서 건축가와 클라이언트가 조율하기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이었으며, 어떠한 결과로 이어졌는가?
모든 건축주가 그렇듯이 처음 자신의 집을 설계하는 것이기에 공간적인 부분에 대한 대화가 쉽지 않았다. 공간의 크기나 적정한 크기에 대한 감이 없었기에, 설계자가 건축주가 살고 있는 30평형 아파트를 실측한 후 공간을 비교해서 설명하였다. 실측을 하며 콤팩트한 아파트 공간의 장점과 부족한 반외부 공간의 장단점을 명확히 알게 되었고, 아파트의 장점과 단독 주택만이 가질 수 있는 좋은 점을 엮어 디자인에 반영하였다.

이 프로젝트의 대지가 갖는 특성은 무엇이고, 그것이 어떻게 건축물에 반영되었는가?
대지가 남북으로 긴 형태였기에, 기존의 집은 동서 방향으로 앉혀 있었다. 새로 지은 집도 남향을 가지게 하여 앉히니 대지가 자연스럽게 세 부분으로 나뉘게 되었다. 그래서 북쪽의 텃밭, 중간의 진입마당, 남향 안마당이라는 세 가지 마당이 자연 스럽게 생기게 되었다. 시골의 특성상, 자연은 도처에 있으나 자신만의 자연을 누릴 수 있는 사적인 공간이 없다고 보여, 집안에 중정을 만들었다. 중정은 두 세대를 나눠 독립성을 만들고, 거실 공간을 확장하는 등 다양한 공간적?실용적인 역할을 하며, 중정 나무는 사계절 다른 풍경을 선사하는 중요한 매개가 될 것이다.

건축가가 만들고 싶은 공간은 무엇이었는가?
농가주택으로서 풍부한 시골살이를 마음껏 누릴 수 있게 확장 가능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본 채는 30평 공간이지만 500평이 넘는 대지를 활용하며 각종 시나리오에 대응할 수 있도록 확장 가능한 공간을 계획했다. 실내 주방은 콤팩트 하지만 넓은 다용도실과 외부 수도 및 창고의 보조주방과 연결 되어 4단 확장이 가능하다. 또한 차고는 창고 기능 겸 다락과 보조주방을 활용해 잔치 공간으로 쓸 수 있다. 이 주방 사이의 진입마당을 즐겁게 활용할 수 있도록 보조주방의 문도 Bar 처럼 열고 닫을 수 있게 디자인했다. 차고는 그 자체가 다목적 공간으로 모임이나 단체 활동이 가능하다. 동네 사람들이 모두 모여서 김장이나 손이 많이 가는 일을 같이 하기도 하고, 손님을 초대하여 바비큐를 하는 등 활용도가 높은 공간이다. 안채의 거실은 중정으로 확장할 수 있으며, 그밖에 깊은 처마와 마루로 많은 반 외부 공간을 두어, 집을 넓게 쓰고 크게 보이게 하는 효과도 누렸다. 또한 이런 공간적인 다양함을 건물의 입면에도 담아, 진입부인 북면과 안마당 부분인 남쪽면은 다른 느낌을 갖는다. 북면은 창고와 오밀조밀한 매스들로 시골의 다른 집들과 어울리는 입면이고, 남쪽면은 깔끔하고 단일한 입면이다.

적정디자인이라는 개념이 건축물에 어떻게 표현되었는가?
적정디자인(appropriate design)이라는 개념은 적정기술 (appropriate technology)에서 가져온 개념으로, 복잡하지 않고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생활 속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공간적인 풍부함을 누리되 비싸지 않고 복잡하지 않은 디자인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농가 주택으로서 적정성의 균형은 모던한 실내와 시골 외부 환경의 수용에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안채는 욕실, 부엌, 드레스룸 등 기능적인 켜와 거실, 안방 등 주생활 공간의 켜를 병치하여 서비스 동선을 줄이면서, 겹집 효과를 거두어 냉 난방비도 줄일 수 있게 하였다. 집안 곳곳에 수납공간을 많이 마련했으며, 수납 자체가 풍경이 되도록 해서 다른 장식이 없어도 인테리어 효과도 거둘 수 있게 했다. 중정의 폴딩도어도 이중으로 설치하여 공간에 가변성을 주면서도 온실같은 효과를 줄 수 있게 한 것이나, 면적이 넓은 지붕을 웜루프(warm roof)로 만들어 냉난방 부하를 줄인 것도 적정디자인의 연장선이다. 지붕의 보이는 부분은 징크로 처리하고 상부의 부분은 같은 색깔의 우레탄 페인트로 마감해 경제적이면서도 기능적으로 처리하였다. 반면에 외부공간은 확장 가능하되 다목적으로 쓸 수 있게 하여 활용도를 높였고, 주변 공간과 연결되어 시너지 효과가 가능하게 하였다. 가끔씩 일어나는 행사들은 외부에서도 수용 할 수 있게 안채와 창고 사이를 벌리고 동선적으로 주방과 연결하였다. 공사비를 고려하여 별채는 실내 마감이 없이 구조체를 노출하되, 골격미를 가질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설계를 진행하는데 있어 주안점은 무엇이었는가?
설계자가 해외에 있었기 때문에, 현장을 컨트롤할 수 없다는 점이 있었다. 그래서 가능한 한 설계의 의도를 많이 전달 하기 위해 도면 외에 다양한 시각자료로 소통하며 건축주와 시공사에게 디자인 의도를 최대한으로 전달하고자 하였고 디자인북으로 정리하였다. 어려운 디테일이나 과도한 디자인 적인 요구사항은 없애고,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으로 효과적 이면서도 경제적이고 보편적인 집이 되게 하고자 하였다.

이 건축물의 디자인을 몇 가지 키워드로 정의한다면?
트렌스포머 하우스 : 각종 이벤트나 집안 행사에 맞춰 다용도로 쓸 수 있는 공간이 많은 집
농가주택 : 창고?장독대?수돗가?텃밭?마루 등 농가의 풍부한 살림살이를 안고 있는 집
적정디자인 : 어려운 기술과 과도함이 없는 적정한 기술, 비용과 디자인으로 지은 집

건축물의 주된 재료는 무엇이며, 선택한 이유는?
집이 가진 심플한 매스감과 다양한 표정의 창문을 살리면서도 강한 그림자로 시시각각 변하는 대비 효과를 줄 수 있는 스터 코플렉스로 외벽을 감쌌다. 공사비와 단열 면에서도 유리하여 설계 초기부터 염두에 둔 재료이다. 심심해질 수 있는 색감은 출입문이나 창고문 같이 움직이는 부분을 컬러로 처리하여 포인트를 두었다. 지붕은 공간을 엮어준다.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평지붕에 징크로 마감했다. 인터뷰이: 윤주연(OfAA)

건축문화편집부 (archious@ancbook.com)
건축문화 2016년 3월호 [korean PROJECT]페이지 © 에이엔씨출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