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orean Project :
아주대학교 원천정보관
Ajou University Woncheon Ha edong Ha ll

권순정/ 아주대학교 건축학과 + 서울건축 종합건축사사무소


권순정_ 아주대학교 건축학과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과를 졸업하였다. 이후 서울건축(주)에서 실무를 쌓았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의료복지건축에 관한 연구를 다년간 수행하였다. 현재 아주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건강한 삶의 조직이라는 차원에서 건축을 형상화하는 동시에 재료의 물성을 반영한 지속가능한 디테일을 추구한다. Age mixed society, Isolation facility for infectious disease 등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진행된 배경에 대해 설명해달라.

아주대학교는 캠퍼스 정비 차원에서 이공계 건축 클러스터 중앙에 설치되어 있는 노후 가설건축물인 동아리방, 간이식당 등을 우선적으로 철거하고 그 자리에 이전과 동일한 프로그램 기능을 갖는 새로운 건축물을 건립하기로 하였다. 동시에 해동과학문화재단(이사장 김정식)으로부터 대학의 도서관 시설 확충을 위해 지원하는 기금을 받게 되어, 간이식당?도서관?동아리방 등의 기능을 갖는 복합 용도의 <원천정보관> 건립이 추진되었다. 다만 동아리방의 기능은 공간 이용의 형평성과 효율성을 고려하여 여러 동아리나 세미나 그룹이 일정 시간 사용할 수 있는 회의 및 세미나실로 변경되어 도서관과 함께 학교의 정보활성화 기능으로 그 성격이 조정되었다.

대지(주변환경)가 갖는 특성은 무엇이고, 그것이 어떻게 건축물에 반영 되었는가?

신축 부지는 오래된 이공계 건물군으로 둘러싸인 경사진 대지로, 주변의 건축물은 멀지 않은 장래에 재건축이 예상된다. 따라서 <원천정보관>은 주변 건축물의 재건축시 장애요소가 되지 않도록 건축될 필요가 있었다. 특히 아주대학교 전체 부지를 놓고 볼 때 현재 남측 정문에서 진입하는 남북방향의 진입축은 학교의 상징적인 중심축으로 향후 이 축을 중심으로 건축물이 배치될 전망이다. 현재는 기존의 원천관이 이 축을 정면으로 받고 있지만 이미 작성된 대학교 발전계획과 마스터플랜에서는 이 중심축을 주변으로 미래의 건축물이 배치될 것이다. 이 설계안에서 중심축이 건축계획에 일부 반영되어 <원천정보관>과 조경공간을 가로지르는 보행로로 가시화되었다. 그리고 <원천정보관>을 이 중심축에 근접시켜 중심축을 따라 신설된 보행로에서의 진입이 용이하도록 하였다. <원천정보관>은 대지가 경사지 중간에 위치한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외부 (원천관)에서 원천정보관 1층까지는 경사로로 진입하고 2층은 동관 전면의 뒷면 도로에서 직접 진입하게 하였다. 이를 통해 경사지를 이용한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게 하여 시설의 이용도 및 접근성을 최대한 높였다. 건축물의 외부공간과 관련해서는 캠퍼스 정비와 노후된 이공계 건축물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현재 이공계 건물군 중앙의 방치된 사각형 공간을 학생들의 휴게 및 교류 공간으로 조성하고 새로 건립되는 <원천정보관>과 연계하여 그 이용을 활성화하고자 하였다. 본 건축물은 새로 조성되는 외부 조경공간과의 연계를 극대화하기 위해 1층의 이용공간(Served space)을 최대한 개방하여 날씨가 좋은 날에는 건물의 내외부 공간을 연계하여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교내 다른 건물들과의 조화는 어떻게 고려하였는가?

기존의 교내 건물과 조화하는 방법으로 외관보다는 동선이나, 대지 이용 계획에서 찾았다. 대학의 주동선에서 비켜났지만 접근이 용이한 배치, 외부 동선의 내부 연계 등을 통해 기존의 대학 기능과 적절히 조화되도록 하였다. 특히 외부 동선은 내부 계단까지 직접적으로 연장되어 실내 공간에 대한 접근성을 극대화한다. 건축물의 입면 계획에서는 교내 건축물과 유사한 디자인 모티브를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수원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였다. 수원성의 이미지를 건축물의 외관에 적용하여 남측 입면에 작은 창을 불규칙적으로 다수 설치 하였다. 사실 아주대학교 캠퍼스의 초기 마스터플랜과 많은 중요 건축물은 서울건축의 김종성 선생이 계획하여 학교의 주된 이미지를 간결하고 세련된 이미지로 구축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건축물도 이러한 대학의 분위기에 맞추는 것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었다. 그러나 본 건축물은 규모가 892㎡(290평)로 매우 작아 기존의 건축물에 묻히기 보다는 작은 악센트로서 기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었다. 색채계획에서도 작은 면은 종종 강조 컬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보다 넓은 범주인 수원이라는 지역,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수원성에서 디자인 모티브를 찾아 입면에 적용한 것이다.

창이 많은 독특한 입면이 외관의 특성으로 보인다. 이러한 파사드를 의도한 이유는 무엇인가?

<원천정보관> 입면은 창이 많지만 전체적으로 창의 크기가 작아 외부의 창 면적비는 크지 않다. 다만 기능성과 건물의 중심성을 고려하여 열고 닫을 수 있는 일반적인 크기의 여닫이 및 미닫이 창과 중앙의 커다란 붙박이 창을 배치하였다. 창문계획에 있어 본 건물은 아주대학교가 위치한 경기도 수원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수원성의 입면을 모티브로 삼았다. 수원성의 사대문, 공심돈, 포루 등은 외적을 막기 위해 견고하고 폐쇄적인 형태로 외피를 구축하는 동시에 총이나 화살, 대포 등을 내부에서 외부로 발사하기 위해 벽체에 작은 총안(총혈 : 몸을 숨긴 채로 총을 쏘기 위하여 성벽, 보루(堡壘) 따위에 뚫어 놓은 구멍), 포혈 등을 많이 설치하였다. 이러한 총안은 전반적으로는 규칙적으로 배치되어 있으나 일부 불규칙적인 배치와 형태를 추가하여 전체적으로는 단조롭지 않고 조화로운 성벽의 입면을 구성하고 있다.

건축가가 만들고 싶은 공간은 무엇이었는가? 내부공간에 의도된 주요한 개념과 디자인에 대해 설명해달라.

건물 외부의 길을 내부로 끌어들여 건축물 내외부 공간의 연계를 높이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외부로부터 건물 내부공간으로의 접근성을 증대하고 중간 공간, 즉 레이어를 도입함으로써 외부와 실내 공간 각각의 정체성을 높이고 싶었다. 실외와 실내가 직접 만나면 경계부의 마찰이 일어날 수 있으나, 중간 영역을 통해 실내외 공간이 만나면 각각의 공간이 더욱 안정되어 자신의 정체성을 더 높일 수 있는 것이다. 본 설계안에는 세 개 층이 수직으로 열린 로비 및 동선 공간이 바로 중간영역의 구실을 한다. 내부공간의 구성에서는 건물의 매스를 남측과 북측으로 나누고 남측에는 루이스 칸이 말했던 Served space, 북측에는 Servant space를 배치하여 기능과 향이 서로 부합하도록 하였다. 또한 남측 공간은 크지는 않지만 기둥을 공간의 중간에 넣지 않아 보다 융통성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층별 구성에 있어서는 아래층은 보다 공적인 공간으로, 그리고 윗층은 다소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계획하여 외부에서 건물로 들어가면서 사적 영역성이 점차 높아지도록 계획하였다.

건축물의 주된 재료는 무엇이며, 선택한 이유는?

건물의 주된 외장재료는 화강석, 유리, 노출콘크리트 등이다. 기본적으로 성을 쌓는 재료가 화강석, 벽돌 등인 점을 감안하였다. 이를 통해 견고한 외관을 구축하되 창문을 자유롭게 배치하여 외부의 느낌이 경직되지 않도록 시도하였다. 화강석이나 노출콘크리트 등은 시간이 지나도 그 흔적을 담을 수 있는 재료이다. 두 매스 사이의 동선인 골목길과 1층의 남측 매스는 유리로 외부를 마감하여 외부 공간과의 연계 및 공공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건축가의 건축관이나 디자인적 성향을 반영한 부분은 어느 것인가?

내부 공간계획에는 외부의 길을 내부로 끌어들이고 이를 중간영역으로 계획한 로비 및 동선공간이 내외부 공간의 위계적 구성 측면에서 개인적인 디자인 성향을 보여준다. 더하여, 디테일을 포함하는 외부 재료의 사용에 있어서 물끊기 계획을 세심하게 배려하였다. 물끊기가 적절하지 못하면 눈이나 비가 올때 벽체나 창에 쌓여있던 먼지 등이 외벽을 타고 흘러 건축물의 외관이 쉽게 오염된다. 이러한 디테일은 실용성 외에도 외관의 합리적 풍부함을 보여줄 수 있다. 위의 삽화는 창문 하부의 물받이와 파라펫 두겁석 등의 물끊기 디테일을 보여준다.
인터뷰이: 권순정(아주대학교 건축학과)

건축문화편집부 (archious@ancbook.com)
건축문화 2016년 6월호 [Monthly Issue]페이지 © 에이엔씨출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