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orean Project :
Y HOUSE
Y 하우스

남수현/ 명지대학교 건축대학 + 임재은/ KDA partners

남수현_ 명지대학교 건축학과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학사(B.S.), 석사(M.S.), 예일건축대학(M.Arch, Yale School of Architecture)를 졸업하였고 건축사이며, 현재 명지대학교 건축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로재에서 실무경험을 쌓고, 뉴욕 Gruzen Samton Architects에서 건축설계 후 귀국, HAUS2, 온고당에서 작업하였다. A-house, High-rise on 42nd, Thurgood Marshall Academy, 푸른책들 사옥 등의 작업을 하였으며 근대건축가의 합리성에 대해 연구를 하였다. 2009년 서울대공원 재조성을 위한 기본구상 및 타당성 국제현상공모에서 3등에 입상하였다. 저서로 HOUSE CONTENTS (공저, 2009), MEDIUMNESS (중형성, 2012), 역서로 설계와 주거공간의 기초 (2012), 인터랙티브 건축공간 (2010), 르 꼬르뷔제 200분의 1 (2012), 크로스오버 (김정수 공역, 2015) 등이 있다.

임재은_ KDA건축사사무소 계명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이로재건축사사무소, 위가건축, (주)종합건축사사무소 온고당에 근무하였으며, 현재 (주)케이디에이파트너스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주요작업은 주거로 E-JIP PROJECT, F-HOUSE 등이 있으며 근생건물로 W&H BUILDING, ELAPSE5301, J-CUBE 등이 있다. 남수현과는 이로재 시절부터 알게 되어 A house, Y house, M house(계획안), 진선출판사 사옥(계획안), 푸른책들 사옥과 같은 프로젝트와 공모전을 함께 작업하고 있다.
집의 전체 형상이 일반적인‘ 예쁜’ 주택과는 다른 미학으로 지어진 듯 하다. 어떤 이유인가? 2001년 미국 911 테러 현장에 있던 개인적인 경험이 주택에 대한 개념에 근원적인 영향을 주었다. 세상이 무너지는 상황을 목도하고 난 후, 한 가족의 주거라는 공간은‘ 보호’라는 측면이 가장 중요하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주거는 인간을 세상 속에 정박시키는 행위’ 라고 생각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틀을 만드는 행위가 주거의 공간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클라이언트의 특별한 요구사항은 무엇이었고, 어떻게 설계로 이어졌는가?
의뢰인은 노출콘크리트의 물성에 호감을 가지고 있는 분이어서, 처음부터 노출콘크리트로 재료가 정해진 상태에서 계획을 하게 되었다. 또한 구들방을 하나 만들고 싶어하였는데, 이는 외지라 도시가스가 없는 상황에서 비상용 난방으로도 바람직하고, 실제 공간을 계획할 때도 공간내 높이조절의 좋은 주제가 되었다. 콘크리트의 물성이 그대로 느껴지는 건물이다. 주거와 인공적인 콘크리트가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게 의도하였는가?
콘크리트의 물성은 단단하고 거칠어서, 주거의‘ 닻을 내리는’ 행위와 일치하는 측면이 많다. 내부에서도 단열이 필요하지 않은 모든 벽은 노출콘트리트로 계획했다. 반면 콘크리트의‘ 단단하다’,‘ 튼튼하다’라는 감각은 자칫하면 폐쇄적이고 닫힌 공간이 되어, 가족 사이의 소통과 연결에 방해를 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이런 부분을 상쇄하기 위해 화장실 한 곳을 제외한 모든 문은 미닫이문으로 계획하고, 필요에 따라 이웃되는 공간과의 관계와 연결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게 계획하였다. 또한 외부와의 관계도 다양한 출입구를 통해 접촉될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이 프로젝트의 대지가 갖는 특성은 무엇이고, 그것이 어떻게 건축물에 반영되었는가? 불행히도 우리가 개입한 시점은 의뢰인들이 토목공사 허가를 받은 후라 대지의 조성에 대해 건축가들이 계획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없었다. 제일 아쉬운 부분이다. 대지조성이 수정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초기안에서는 좀 더 분절된 계획을 하였지만, 결국 가능하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오히려 이러한 한계가 단일 덩어리의 주거유형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내?외부 공간의 닫히고 열림의 조화나 내부 층고의 변형 등을 통해 건축가 의도한 바는 무엇인가? 한옥을 생각하며 계획하였다고 얘기했는데 한옥의 요소들이 드러난 부분이 어느 것이며, 내부 벽면 중 한 면에 오렌지색을 사용한 이유는?
‘사람과 세상의 중재로서의 주거’를 생각하면서 건축의 존재하는 방식에 대해서 고민을 하였다. 건축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냄으로서 주거인을 편하게 하면서도 외부와의 교류를 막지 않는 건축이 목표였다. 남쪽으로 훌륭한 풍경이 있는 대지에 설계를 할 때 일반적으로는 내외부의 끊이지 않는 시각적 연결을 목표로 하겠지만, [Y 하우스]는 개구부의 위치나 크기로 외부를 한번‘ 걸러서’(filter) 보여준다. 이런 부분이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한옥과 유사한 특징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또한 거실은 서재, 부엌, 다락방을 모두 아우르는 마당같은 중심공간이 된다. 서재나 부엌과 거실은 이어져 있지만 요철을 통해 적절히 분리도 된다. 복도의 벽이나 거실의 외벽은 담으로의 느낌을 만들어 내려고도 했다. 2층 거실 공간도 예전 한옥에서 보이는 내부 공간의 단차를 이용해 다양한 행위가 가능한 공간을 만들려고 하였다. 오렌지색의 벽면은 2층과 소통하는 복도 공간인데, 2층의 천창과 벽 쪽 창들의 빛이 좋아서, 그 느낌을 더 끌어내려고 색을 시공하는 것을 생각하였다. 얼마 전 방문한 루이스 바라간(Luis Barragan) 건축의 영향이 있기도 하고, 의뢰인도 색채 관련 업종에 계시는 분들이라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주었다. 결과적으로 주택에 특징을 부여하는 제스처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건물 네면 중 같은 면이 한 면도 없다. 정면과 배면의 느낌이나 패턴도 전혀 다르고, 좌?우 측도 다른 모습이다. 벽면에 개구부나 처마로 패턴을 준 부분에 대해서 설명해달라.
몇 년 전 주택을 계획하면서 조형과 구성을 위해 일부분에 처마를 계획하지 않은 적이 있다. 수 년에 걸쳐 그 주택을 방문하며 거주자의 불편을 보게 되면서 많은 반성을 했다. 우리나라의 기후환경에서 미니멀한 감각을 위해 (물론 여기에는 법적인 한계 때문에 생기는 현상도 있다) 처마를 계획하지 않는 것은 결국 바람직하지 않은 건물을 만들어 낸다고 결론을 내렸다. 형태를 위해 기능이 저하되는 일은 맞지 않다. 그러고 나니, 미니멀적인 형태의 지향점을 버렸을 때의 조형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이슈가 되었다. 박스에 처마를 단순히 내미는 것으로는 계획이 어려운 부분도 있었고 남향의 처마는 차양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여기서 나아가 처마가 가진 전이공간의 역할까지도 생각하게 되어, 거실의 2층 높이로 뚫린 공간에 맞는 구성, 일반 침실과 구들 좌식 방의 개구부의 높이의 차이, 방 사이 테라스의 보이드와 툇마루에 맞는 구성 등을 고려하다가 요철이라는 형식의 조형 언어를 구상하였다. 요철은 수직성과 수평성을 모두 포함하면서도 인간적인 스케일을 담아낼 수 있는 구성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구성의 좋은 예들은 이탈리아 건축가 카를로 스카르파(Carlo Scarpa)나 왕 슈(Wang Shu)의 건축에서도 볼 수 있고, 르 꼬르뷔지에도 사용하였다. 스카르파의 건축의 요철이 미세한 스케일감으로 세공(craft)의 느낌이 있다면, 왕 슈의 요철은 인간을 압도하는 조형적 스케일감이 있다. 그 사이의 어딘가, 전체 조형을 조절하면서도 작은 개구부까지 조절할 수 있는 다양한 스케일의 요철이 [Y 하우스]에서 지향하는 지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요철로 기본적인 통일감을 부여하고, 각각의 입면을 기능에 맞추어 자유롭게 계획하였다. 노출콘크리트 마감도 사람이 자주 보고 만질 수 있는 부분은 목재널판 마감으로 스케일감을 더 줄였다. 건축가로서도 작업을 하지만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이기도 하다. 실무건축가와 다른 점은 무엇일까?
실무건축가에 비해 프로젝트가 많지 않고, 많아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하나의 프로젝트를 할 때 훨씬 더 생각할 여유가 많고, 다양한 사고적 실험을 할 수도 있다. 학생들과의 교감에서 얻어지는 아이디어들도 적용해 보려고 노력하고 실제로 학생들과 디테일을 디자인 하기도 한다. 그래서 작업의 결과는‘ 오리지널리티’가 강조되기 보다는 하나의 유형으로서 다른 건축가들이 적용?변용할 수 있는‘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하고 작업한다. [Y 하우스]의 건축적 요소와 개념 또한 다른 건축가들이 아무런 망설임 없이 마음대로 인용,차용,개용하였으면 좋겠다.

인터뷰이: 남수현(명지대학교 건축대학)

건축문화편집부 (archious@ancbook.com)
건축문화 2016년 7월호 [korean PROJECT]페이지 © 에이엔씨출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