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orean Project :
Life_Factory 間
사이를 이어주는 집; 라이프팩토리 間

남기봉/ 남기봉건축사사무소

남기봉_ 남기봉 건축사사무소 남기봉 건축사사무소 대표. 동아대학교 건축공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취득하고, 모이건축, DnSP 등에서 건축설계와 더불어 공간 디자인, 환경 디자인에 관한 실무를 익혔다. 아이들의 엄마로, 한 가정의 주부로, 동네의 이웃으로, 내가 살고있는 도시의 건축가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항상 고민하며 삶의 토대가 되는 건축물 속에서 다양한 모습을 담은 공간을 보여주는 건축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작업으로는 주택 시리즈 Life-Factory, 양산ICD물류창고 등이 있으며, 2016년 상반기 건축전시회‘ 建築空感 ; 집을 위한 다른 생각’을 열어 라이프팩토리 작품들을 통해 삶이 주체가 되는 집에 대한 건축적 생각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www.life-factory.co.kr
건축가가 분석한 건축주의 특성은 무엇이며, 그것이 어떻게 설계로 이어졌는가? 연구원인 건축주 부부는 슬하에 아들 3형제를 두고 있으며, 미래에 부모님까지도 함께 거주할 계획이어서 무엇보다 안전한 주거 공간을 원하였다. 이러한 건축주의 요구와 함께 자녀들이 아직 어리다는 점, 그리고 부부의 직업이 연구원이라는 특수성에 초점을 맞추었다. 부부에게는 자녀들과 소통하면서도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분리된 공간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따라서 연구 공간이 될 스튜디오와 다양한 연령층의 대가족에 적합한 주거공간을 중심으로 구상하게 되었다. 덧붙여 맞벌이 부부에 맞추어 지속적 관리가 필요한 정원보다는 놀이와 생활공간을 연장시켜 줄 외부공간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이 프로젝트의 대지가 갖는 특성은 무엇이고, 어떻게 건축물에 반영되었는가?
판교택지지구 중 단독주택지의 경계에 위치한 대지 주변에는 서측으로 왕복 4~5차선의 25m 도로가 뻗어있고, 그 건너편에는 고층아파트 단지가 자리잡고 있다. 또, 동측으로는 8m 도로 사이에 위치한 형편이었다. 덧붙여 25m 도로 측에는 버스정류장이 대지와 바로 인접해 있었다. 때문에 소음과 매연, 낯선 이의 접근으로부터 주거공간을 보호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 남측과 북측으로는 단독주택지와 맞닿아 있어 마당을 네 방향 어느 쪽으로도 편하게 열어둘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택지의 단점이 이 프로젝트의 특징을 살리는 데에 가장 큰 모티브가 되었다. 적절한 위치에 담을 사용함으로써 공간을 적절히 분리하는 구상으로 연결된 것이다. 여기서 담은 아파트 단지와 도로에서 단독주택지를 구분짓는 역할을 한다. 집을 보호하는 동시에 남?북측에 면한 다른 집들과 적절히 분리시킨다. 일반적으로 담이라고 하면 단절의 이미지로 읽히곤 한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에서는 대지가 속한 단독주택지를 보호하고 이웃과 거주자의 사적 영역을 적절히 조율할 수 있는 도구로 사용하였다. 내부공간 구성에 의도한 설계방안은 무엇인가?
늘 바쁘게 생활하는 대가족에게는 가능한 합리적이고 편리한 동선과 공간이 필요하다. 마당을 중심으로 하여 업무 공간과 주거 공간을 2개의 건물로 적극적으로 분리하였다. 주거 공간을 1층의 공적 영역과 2층의 사적 영역으로 분리하여, 1층에는 중정마당, 2층에는 옥상마당으로 각각 연계시키면서 외부공간에서도 영역의 분리가 이어지도록 했다. 2층의 공간은 아이들 공간, 부부 공간으로 분리되며, 가족실에서 만나 조금더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하였다. 각 공간은 합리적인 사각형을 기본으로 이루어져, 앞으로 살면서 바뀌게 될 다양한 상황을 융통성있게 대처 할 수 있도록 기능적으로 계획하였으며, 천장에서의 OPENNING(개구부), 사선, 박공, 삼각형, 천창 등의 다양한 형태도 제시하였다. 라이프 팩토리의 연작으로서 이 프로젝트는 어떠한 콘셉트가 적용 되었는지?
연구원인 부모와 어린 아이들로 이루어진 가족 구성, 고층아파트 단지와 대로변에 인접한 대지, 주거와 업무 공간이 동시에 요구되는 건축주의 생활패턴, 그리고 타인으로부터의 보호와 이웃과의 소통이 함께 요구되는 문제까지, 이 모든 조건이 서로 상충하지만 공존해야 하는 요소들로 보았다. 도시지역의 주택으로 주변 환경; 도시와 나의 관계/ 대지; 이웃과 나의 관계/ 주택 공간; 업무와 거주/ 내부공간; 가족간의 관계를 생각해야 했다. 여기에서 단절 보다는 맺음에 방점을 찍어 콘셉트를 잡았고, 공간을 서로 적절히 분리하면서도 연결하는 방향으로 주택의 내?외부를 계획하였다. 즉, 서로를 연결하여 관계를 맺게 하는 집; ‘間’이 키워드이다. 이전의 시리즈 전작들과 다른 특별한 점은 무엇인가? 전작이 대부분 단일 매스였다면 <라이프팩토리 間>은 세 개의 매스(두 개의 건물+ 담)로 이루어져 있다. 세 개의 매스가 배치되는 과정에서 바깥마당(주차), 안마당, 옥상마당으로 외부공간을 구성하여, 공간의 다양성과 위계를 체험할 수 있게 하였다. 더하여, 완전히 폐쇄적인 마당의 중정형 주택과는 달리 사랑채와 행랑채가 있는 대문을 거쳐 안마당과 안채로 진입하는 한옥의 공간구성을 이 프로젝트에 적용하였는데, 거실은 대청마루, 스튜디오는 사랑채, 1층 방은 사랑방으로 대처할 수도 있으리라 본다. 라이프팩토리 연작을 이어가면서 발전해가는 부분은 어느 것인지 궁금하다.
이전보다 내,외부공간의 구성 및 연계에 초점을 맞춘 풍부한 디자인이 가능해졌다. 경험이 쌓이면서 재료나 디테일, 디자인에 좀더 과감한 선택이 가능해진 것이다. 자칫 식상하고 촌스러울 수 있는 적벽돌을 가장 기본적인 시공 디테일만으로도 세련되고 고급스럽게 표할 수 있었던 점이나 스튜디오 천장의 강한 사선 등을 함께 계획한 점 등을 보면 매스에서 균형감을 찾았다고 자평하고 싶다. 무엇보다 건축가로서 성장했다고 보는 점은 건축주의 욕구를 정확히 읽어내는 통찰력이다. 건축주가 원하는 삶의 방법을 읽어내는 것(실제로 건축주 스스로도 자신의 취향이나 욕구, 바람을 모르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것을 바탕으로 하여 합리적 표현으로 건설사에게 전달하는 노하우를 가지게 되었다. 벽돌로 통일된 외관의 모습에서 단일재료가 주는 통일감이 좋다. 이러한 재료 사용에 의도한 점은 무엇인가? 디자인의 대부분은 대지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다. 붉은 벽돌을 사용한 것은 대지의 불리함(소음, 먼지)을 고려한 재료선택이었다. 버스정류장 옆에 있음으로 발생되는 소음과 매연으로부터 내부공간을 지킬 수 있는 재료가 필요했다. 그리고 소음을 막기 위해 두꺼운 벽도 필요했다. 콘크리트 벽체 (200)+ 단열재 (140)에 붙을 수 있는 두꺼운 재료 중 하나가 벽돌이었다. 다양한 벽돌들 중에서 매연이 발생됐을 때 오염상태가 드러나지 않아야 하고, 주변과 어우러져 오랜 세월이 지나도 변형되지 않는 재료로써, 불특정 다수가 지켜보며 편안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적벽돌이 가장 적합했다. 특히 판교처럼 그리 크지 않는 규모의 매스로 계획된 단독주택 단지에서는, 여러 재료를 사용하는 것 보다 단일 재료로 균형감 있게 지어진 건물이 돋보인다고 생각했고, 이 점에서 벽돌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 게다가 벽돌은 자연적 색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날씨나 주변 여건, 시간, 계절에 따라 완전히 다른 느낌을 준다. 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는 재료임에 틀림없다. 2층에 위치한 모든 실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스튜디오 지붕의 재료 역시 오랜 고민 끝에 위와 같은 이유로 벽돌마감을 하였다.

인터뷰이: 남기봉(남기봉건축사사무소)

건축문화편집부 (archious@ancbook.com)
건축문화 2016년 7월호 [korean PROJECT]페이지 © 에이엔씨출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