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orean Project :
CA SA MUSICA
까사 무지카

현상일/ 구도건축사사무소

현상일_ 구도건축사사무소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취득하였다. 설계 및 공사감독관으로 공군시설장교 복무 후 예조종합건축을 거쳐, 현재까지 구도건축사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광주대학교 겸임교수와 연세대학교,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 출강한 바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양평 이영애씨댁, 도무스시온, 열미당(悅美堂), 해피&빈 하우스, 보너드 엘레팡, 호텔레오, 타셋펜션, 태진이엔지공장 등이 있다. 안심 자애당, 강화 3VIEW, 전원치과로 대한민국 토목건축 대상 우수상 및 목조건축대전 입상을 수상한 바 있다.
클라이언트의 특별한 요구사항은 무엇이었는가? 건축가가 분석한 클라이언트의 특성은 무엇이고, 그것이 어떻게 설계로 이어졌는가? 대학생 자녀 셋을 둔 건축주 부부는 오래 전부터 전원주택 생활을 꿈꿔왔다. 단독주택에 요구되는 고유 기능에 덧붙여 (장작을 때 구들로 난방하는) 온돌방을 원하였고, 성악을 전공한 후 현역 가수로서 교직과 소규모 아트홀 운영 등 적극적인 음악활동을 하고 있는 부인을 위해‘, 하우스콘서트’를 열 수 있는 주거 공간을 요청하였다. 또한, 영화 매니아인 자녀는 거실에 홈시어터 기능이 충족되는 공간을 원했다. 빔 프로젝터의 사양까지 구체화했기에 스크린 벽으로 사용할 거실 벽면의 크기, 소파와 벽면까지의 거리 등 구체적인 사안까지 협의하며 거실을 계획하였고, 하우스콘서트를 위한 공간도 무대로 이용될 영역, 관객석으로 활용될 영역, 연주회 이후 작은 연회가 가능한 영역까지도 구체적으로 협의하며 계획에 반영하였다. 대지가 갖는 특성은 무엇이고, 어떻게 대응하였는가?
오랜 기간 마을로 구성되었던 정감 있는 동네에, 대지를 얻고자 했던 건축주가 구입하게 된 부지는 마을 끝자락, 밭으로 이용되던 비정형의 필지였다. 4m 폭이 채 확보되지 않는 진입로에서 대지 내로 들어서며 접하게 되는, 남북간 장축의 대지가 농경통행로로 이용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더구나 북측으로 단을 지어내려가는 북사면상의 도시지역 부지였기에 일조권 확보를 위해 일정거리 이격이 필요했다. 통행로의 경사도는 임의조정이 어려워 지하 주차공간을 원활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주차진입 완충 공간 확보가 불가피했다. 이러한 제한조건을 고려하면 건물이 앉혀지는 범위는 상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대지의 높이차를 활용하여 지하와 지상공간을 동선으로 분할하고, 장방향 대지에 동서로 길게 건물을 앉혔다. 서측편에는 사적인 영역(침실)을, 현관 진입로와 마당(데크)을 확보할 수 있는 동측편에는 공적인 영역을 고려했다. 동측면으로 솔(소나무)숲과 마을입구 전경, 멀리로는 바다도 조망이 가능하기에 일과 중에서 많은 활동이 이루어질 주방ㆍ식당 영역을 그쪽에 안배하였다. 남측에서 서측면으로 펼쳐지는 밭과 낮은 산세의 전경을 누릴 수 있도록 주요 실들을 남향배치하고, 마을 전체 전경을 내려다 볼 수 있는 북측면도 그에 맞는 공간과 창으로 계획하였다. 건축가가 만들고 싶은 공간은 무엇이었는가? 적용된 설계의도는 무엇인가?
주택은 다른 어떤 공간보다 거주자들의 요구와 개성이 적극적으로 반영되어야 한다. 그러기에 건축주의 요구사항과 니즈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건축주의 요구사항이기도 한 내부 공간 계획의 주 콘셉트는 주거공간에 녹아든 하우스콘서트 기능이라 할 수 있다. 그랜드피아노가 놓이는 무대는 일상시엔 ‘까사 무지카’란 집이름에 부합되는 장식ㆍ전시공간이지만, 하우스콘서트 진행시 그곳은 현악 4중주, 피아노 4중주의 공연이 이뤄지기에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 한쪽 벽을 스크린 벽으로 이용할 수 있는 거실, 가족들의 단란한 식사가 이뤄지는 주방ㆍ식당이 하우스콘서트가 열릴 때는 무대를 향해 양측에서 관람이 가능한 객석이 된다. 일반 주택에 비해 폭이 여유 있는 2층으로의 계단은 콘서트 진행시에는 연주자들이 관객의 시선을 받으며 입장하는 통로가 되고, 객석이 부족할땐 보조 객석으로도 전혀 손색이 없다. 2층의 홀, 욕실과 구획된 화장실은 연주자들을 위한 공간으로 불편 없이 사용될 수 있다. 연주회와 병행하게 될 다과ㆍ소연회를 위한 배식, 서빙 공간으로 메인 주방과 보조주방을 활용하고 외부 데크로 식사영역이 확장 가능하도록 고려되었다. 내부 공간 형성의 주 콘셉트는 무엇이었는가? 앞서 언급한‘ 하우스콘서트’가 본 주택 디자인의 키워드가 될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블랙 & 화이트이다. 건축주가 초지일관 요청하였던 이미지 컬러가 블랙과 화이트였다. 피아노의 건반처럼 대비되면서 조화를 이루는 배색을 가족의 보금자리에 적용하고 싶었을 것이다. 외부마감재의 컬러는 물론이고 인테리어 마감재의 배색도 블랙과 화이트를 혼용하여 깔끔한 이미지 도출을 의도하였다. 건축물의 주된 재료는 무엇인가?
디자인 컬러인 블랙 & 화이트에 부합되는 재료로 선택한 것이 벽돌타일과 스터코 마감이다. 일반벽돌에 비해 선과 면의 깔끔함이 돋보이는 벽돌타일 중 짙은 회색의 제품을 사용하면서, 줄눈 색으로 전체 면의 채도를 조정하고자 했다. 화이트면은 애초 고려되었던 화이트패널이 시공금액 조율과정에서 스터코로 대체되어 아쉬움이 남는다. 완공 후에도 건축주들과 꾸준히 피드백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 대한 거주 후 평가는 어떠한가?
건물완공 후 1년이 되는 시점, 대체적으로 사계절을 겪은 후 내부마감이나 외장 등 손볼 곳이 없는지 돌아보게 되는데 그전에도 몇 차례 그 집을 방문할 기회가 주어진다. 새롭게 설계를 진행하는 클라이언트에게 참고사례로 보여주기 위해 최근 완공된 집을 방문하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건축주에게 사용에 따른 평가를 듣게 되는데, 이 집에서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은 수납공간 부족이다. 도예가로 활동하며 서울에서 기거하던 자녀가 같이 살게 되어, 가져온 살림살이가 지하 다목적실을 가득 채우고 남기 때문에 더욱 그러한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계획시에도 안방 드레스룸의 지하공간이나 식당 전면데크 지하 부분도 수납공간으로 고려했었는데, 전체 면적 증가와 공사비 증대에 따른 부담으로 실행치 못했다.
둘째는 식당 창을 통해 들어오는 과도한 일사량을 조절할 수 있는 차양시설과 우천시에도 데크를 활용했으면 하는 것이다. 서측으로부터 낮게 들어오는 더운 여름의 일사는 서측면에 돌출된 매스가 차단시켜준다. 따라서 높은 고도에서 들어오는 일사를 막는 차양시설로 어닝(awning)을 설치하기로 했다. 우천시 데크 이용의 경우, 고정시설은 시선차폐와 법적인 문제가 있어 이동용 시설을 이용토록 권장했다. 아직 1년 밖에 안된 주택이지만 앞으로 3년, 5년, 10년을 두고 평가할 것이다. 보통 3년이 지난 시점에는 워크샵 기회를 마련하여 건축주를 통해 불편했던 점이나, 본인들이 원했던 사안이었지만 개선되었으면 하는 내용들을 설문지를 통해 받아본다. 그러한 내용을 참고하여 차후 설계안들은 아쉬움이 덜하는 계획안으로 발전시켜 가고 있다.

인터뷰이: 현상일(구도건축사사무소)

건축문화편집부 (archious@ancbook.com)
건축문화 2016년 7월호 [korean PROJECT]페이지 © 에이엔씨출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