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orean Project
하나투어 빌딩 외장 리모델링 프로젝트
HANA TOUR BUILDING EXTERIOR REMODELING PROJECT

한영근, 이강헌/ 아키폴리 건축사사무소

한영근_ 아키폴리 건축사사무소 홍익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국립건축학교에서 석사 및 건축사 과정을 수료하였으며, 현재 ㈜아키폴리 건축사사무소 & 아키폴리 코퍼레이션 대표이사 및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겸임교수, UIA 2017 Seoul 세계건축대회조직위원회 대외협력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프랑스 A.A.U. OLIVIER DUGAS, SCPA D.V.W A, BERNARD TRILLES & ASSOCIES에서 건축 및 도시설계후 귀국, ㈜유일 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 사무소, ㈜건축사사무소 지오, ㈜DNA 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를 역임하였다. 서울시 영등포 쪽방리모델링 시범사업 추진단장, UIA 세계건축가연맹 아시아지역 대리이사 및 한국건축가협회 국제협력위원장 등으로 다양한 건축활동을 해오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주상하이한국문화원 리모델링, 서울시 영등포 쪽방촌 500세대 리모델링 사업, 과천시 청소년 수련관, GST동탄사옥, 시흥시 청소년 수련관 등이 있다.

이강헌_ 아키폴리 건축사사무소 홍익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국립건축학교에서 학/석사 및 건축사 과정을 수료하였으며, ㈜유일 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사무소, ㈜건축사사무소 지오, ㈜DNA 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사무소를 거쳐 프랑스 Caspari Architecture, Groupe ZIUM에서 건축 및 도시설계 실무경험 후 귀국, 현재 ㈜아키폴리 건축사사무소에 재직 중이다.
주요 작업으로는 KIA Motors France Head office, Chennevieres sur Marne House, 마산역사, 한국전력 345k 신녹산 변전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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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진행 중인 프로젝트 중간에 투입하게 되었다. 그 진행 배경은 어떠했고, 클라이언트의 특별한 요구사항은 무엇이었는가?
업무시설을 상업시설로 변환시키면서 새로운 이미지를 부여하는 것이 요구사항이었다. 하나투어 빌딩 저층부에 SM 면세점이 입점하게 되면서 내부시설과 저층부 리모델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전 과정에서 여러 차례 시?구 자문 및 심의가 이루어졌으나 기존에 계획하고 있었던 내부시설 및 저층부 리모델링은 면세점으로서의 뚜렷한 정체성을 지니지 못하고, 가로활성화라는 서울시의 정책방향과는 거리가 멀었다. 따라서 클라이언트는 외부 전면 리모델링을 결정하게 되었고, 우리가 프로젝트 중간에 급하게 리모델링 설계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렇기에 선 시공중인 프로젝트의 의도를 이해하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이를 최대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외관디자인을 마무리해야만 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이미 면세점 오픈일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따라 최대한 공기를 단축하여 개장일에 맞춰야 하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설계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이슈가 된 주안점은 무엇이었는가?
30년이 된 업무시설을 리모델링하는데 있어, 저층부의 업무시설에서 면세점이라는 기능의 변화와 그에 따라 주변환경에 어울리는 상업시설로서의 새로운 이미지를 부여하는 것이 설계의 주안점이었다. 흔히‘ 인사동길’이라는 장소가 가지는 정체성과 새로 입점하는 면세점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서로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하여 먼저 논의되었다. 주변의 가로 분위기는 해치지 않으면서 대지에 온전히 순응하는 동시에 랜드마크로서 특별한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였다. 주변 건물들의 외관에 대한 조사와 분석을 시작으로, 도시적 축척에 의한 가로활성화를 위한 민영환 자결터 기념비의 보존 문제, 전면 진입광장의 활용방안과 외부공간을 재구성하고 가로변 상업기능(Cafe 등)을 설치하며, 보차 분리를 위한 외부동선들을 재구성하였다. 시간적 제약과 내부 인테리어 공사로 인한 창호 교체가 이미 진행 중이어서 기존 건물의 외장을 교체하기 보다는 기존 콘크리트 PC 패널 외벽의 내구성을 검토하여 외장을 덧씌우는 방향으로 설정하였다. 이에 따른 적절한 재료를 찾게 되었고 선택한 외장 재료들의 수급일정, 설치기간, 공사비 등을 비교 분석한 후, 최종적으로 알루미늄 타공판을 선정하여 디자인을 진행하게 되었다.

이 프로젝트의 대지(주변환경)가 갖는 특성은 무엇이고, 그것이 어떻게 건축물에 반영되었는가?
서울의 대표적인 전통문화 가로이자 관광지인 인사동길 초입에 위치한 대지는 주변에 종로타워 및 신축 중인 서울아트센터빌딩 등 현대건축물들 사이에서 공존하고 있다. 따라서‘ 인사동길’의 장소성이 매우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대지 위에 놓여지는 이 건물의 새로운 입면이 필연적으로 지역의 전통성과 현대성을 이어주는 매개체로서 열린 상호작용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외관에 사용한 주재료와 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재료에 대한 특징을 어떻게 사용하려한 것인지 궁금하다.
기존 건물의 외장은 콘크리트 PC패널로 이루어져 있어 주어진 시간 안에 철거?교체가 어렵고, 공사 중에 시설운영에 대한 어려움이 있어 기존 외장은 그대로 보존한 채 공사비를 최소화하여 외관 리모델링을 진행해야 되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기존 외장 및 구조하중에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재료로 타공금속 외피를 사용하게 되었다. 그 목적은 물론 여건 및 구조적인 문제도 있었지만, 금속의 타공 및 절곡으로 인하여 시간의 흐름과 시선의 위치에 따른 다양한 빛의 존재감을 살아나게 함과 동시에 기존 외피의 질감과 음영의 깊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3차원의 역동적인 추상을 만들어냄이 목적이었다. 또한 소홀할 수 있는 옥탑부를 단파론이라는 반투명 폴리카보네이트 복층 시스템 패널로 외부를 감싸 단순하게 정리하였고, 동시에 LED를 이용하여 야간에는 멀리서도 볼 수 있는 은은한 라이팅 박스로 또 다른 상징성을 부여하였다.

외관 패턴에 대한 많은 스터디가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티브는 어떤 것이며, 무엇을 표현하려한 것인지 스터디 과정에 대해서 설명해달라.
건물은 장소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하나의 중요한 랜드마크로서 존재한다. 건물이 위치한 인사동길의 전통성을 현대적인 재료에 담아내기 위해서 다양한 타공 패턴을 연구하였고, 그 중 전통문양인‘ 와당’에 주목하게 되었다. 점토를 원하는 모양으로 틀에서 뜬 다음 구워서 지붕을 덮고 처마 끝을 마감하는 건축재인‘ 와당’은 한국인이라면 누구에게나 눈에 익고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이다. 다양한 와당 문양을 수집하여 추상적으로 재해석하고 현실성 있는 타공 문양을 기본 패턴으로 균등하게 배치하여 공사비 절감 및 건물전체 외관에 통일성을 부여하였고, 창문이 위치한 개구부 부분에는 기본 패턴과 동일한 크기의 간결한 원형 패턴을 랜덤하게 배치함으로써 60% 이상의 개방감을 확보하고 매스의 단조로움을 상쇄시켰다. 이중 파사드의 깊이를 이용하여 낮에는 자연광, 밤에는 타공판 사이로 비치는 내부 불빛으로, 다양한 빛의 연출을 가질 수 있는 입면을 구성하고자 하였다.

프로젝트 진행 중 제약사항은 무엇이었고, 어떻게 대처하였는가?
방화기준에 따라 완전히 오픈하여 외피로 가릴 수 없는 배연창과 공조실의 환기창들이 선행된 창호교체 공사로 인해 기배치되어 있었고, 기존 창호크기가 너무 커서 금속패널의 모듈을 결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따라서 금속패널을 입면과 창호프레임의 모듈에 맞춰 유닛화하고, 법령규정에 따라 오픈 공간에 방해되지 않도록 다양한 조합을 시도하였다. 전체적인 매스의 평활도를 유지함과 동시에 개방해야 하는 공간에 금속패널의 하지 프레임이 지나가지 않아도 버틸 수 있도록, 금속패널의 두께를 3mm에서 5mm로 조정하였다. 또한 금속패널의 하지 프레임 역시 일종의 결합된 파사드로 인식되길 바랐다. 따라서 하지 프레임 역시 금속패널과 마찬가지로 백색의 결합된 유닛으로 계획되었으나, 공기 및 공사비 상승의 이유로 결국 실현되지 못하고, 실버색의 아연도금 프레임으로 대체되었다. 한정적인 도심의 대지 상황에서 리모델링은 이제 불가피한 건축작업이다.

이 프로젝트가‘ 서울도심’ 또는‘ 리모델링 작업’에 있어 어떠한 사례로써 의미가 있을 것으로 평가하는가?
본 대지는 인사동길 초입에 위치하여 앞으로 시행될 서울시 가로 활성화 계획의 첫번째 리모델링 시범사업이었다. 노후화된 건물을 리모델링 함으로써 도시의 풍경을 재조성하고, 건물들이 현재와 미래에 대응하는 모습을 갖추어 나가는 것은 시각적으로 매우 중요한 도시재생 방법일 것이다. 거리가 활성화되고 나아가 도시환경이 어떻게 개선되어 가는지, 또한‘ 인사동길’ 즉 장소가 기억하고 있는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어떻게 재해석할 수 있는지 고민해볼 수 있었던 좋은 계기이자 첫 번째 예시로서 기대해본다.

프로젝트에서 건축가의 위치선정이 중요하다는 것과 건축은 설득이 아닌 공감이라는 본인의 건축신념이 이 프로젝트에서는 잘 반영되었는가? 어떠한 부분에서 건축주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고 보는가?
건축가는 어떠한 일을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느 위치에서 그 일을 진행하고 처리하는 지가 더욱더 중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좋은 건축주를 만난다는 것은 건축가에게 있어 큰 행운이며 서로 만족할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드는 데 매우 중요하다. 이 프로젝트의 경우 건축주 및 프로젝트에 관여된 모든 임직원들과 대화하며 합리적인 제안으로 아이디어의 개연성을 충분히 설명하고, 즉시 결정하고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철저히 준비되고 계산된 프로젝트 매니지먼트가 중요하였다. 당장 경제적인 셈도 중요하지만 숫자로 계산되지 않는 가치, 즉 사회 속 기업 이미지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으로 건축주로 하여금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만들었다. 최근 서울시의 적극적인 도시 환경 가로 개선과 가로활성화 정책의 유연성으로 인하여, 공공스페이스 활용에 대한 기업의 배려와 책임에 대한 인식이 향상될 수 있도록 건축가로서 역할을 다했다.


완공 후 클라이언트로부터 어떠한 피드백을 받았는가?
디자인한 건축가를 오프닝 행사에 VIP로 공식 초청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마치 목욕하기 싫어했던 아들을 목욕시키고 머리 깎아주고 새 옷 입힌 심정이었다. 시간과 예산의 부족함 속에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게 되어 늘 아쉽지만, 서울시 중심에 과하지 않게 자기 모습을 지키며 새로운 이미지를 전달하는 데는 성공했다고 관계자분들은 만족해 하였다. 건축가를 잘 이해해주는 건축주 및 시공사와 함께 작업한다는 것은 항상 신나는 일이다. 끝으로 건축가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내주었던 클라이언트와 프로젝트에 관여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인터뷰이: 한영근(아키폴리 건축사사무소)

건축문화편집부 (archious@ancbook.com)
건축문화 2016년 9월호 [Monthly Issue]페이지 © 에이엔씨출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