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orean Project :
삼성금융캠퍼스
SAMSUNG FIN ANCE CAMPUS

Interior design: 박진, 손선기/ AI ARCHITECTS



박진_ AI ARCHIT ECTS MIT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1996년 AI Architects를 설립했다.
어린 시절부터 여러 나라에 살면서 익힌 글로벌한 경험과 감각으로 건축 및 인테리어 디자인 분야를 포괄하는 AI Architects를 이끌며, 그래픽,조명,음향,지속가능한 디자인,예술작품 등과의 협업을 통한 마스터 아키텍트, 크리에이티브 아트 디렉터로서의 역할을 해오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CJ 나인브릿지 골프 리조트 제주, SANDPINE CC, CJ 인재원, 대한상공회의소, N서울타워, 두산DLI, 파인비치 CC, 삼성금융캠퍼스 등의 작품이 있다.

손선기_ AI ARCHIT ECTS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서양화와 인테리어를 전공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동한 오랜 시간을 늘 건축가와 파트너로 일해왔고, 지금은 예술, 건축, 인테리어 사이의 경계없는 작품을 추구하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CJ 나인브릿지 제주, CJ 인재원, 두산 DLI, 두산아트센터, 판교 ncsoft R & D CENTER, J 지상 2층 평면도 UNO ACADEMY, 삼성금융캠퍼스 등이 있다.

본 건축물의 내부 디자인에 있어서 클라이언트의 특별한 요구사항은 무엇이었는가?
클라이언트의 요구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① 서초동 도심에 위치하는 인재 양성 센터인 만큼 외곽지역의 시설과는 다르게 수시로 드나들며 소통할 수 있는 곳이 될 것.
② 금융이 가지고 있는 보수적인 측면과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아이디어가 잘 어우러지는 공간이 될 것.
<삼성금융캠퍼스>에서 일정에 맞춰진 교육, 세미나뿐 아니라 자율적인 직원간의 만남과 커뮤니케이션, 문화적인 이벤트가 끊이지 않고 이루어지려면 무엇보다 이 공간에 모여들 매력적인 요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출근하면서 보게되는 로비, 사무실, 회의실과는 완전히 다른 매력적인 공간 말이다.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공용 공간은 도심같지 않게 숨 쉬는 공간, 햇빛이 가득 들어차는 공간, 내부,외부가 구별되지 않는 개방된 공간이 배경이 되어야 한다. 1층의 소셜 클럽의 경우는 휴식, 카페의 역할뿐만 아니라 고객과의 만남, 간단한 식사, 세미나, VIP 행사, 작은 음악회, 문화 행사가 가능한 인프라를 갖추었다. 직원들을 위한 학습 공간의 여건도 마련하여 주말 활용까지도 고려하였다. 그 외에도 다양한 큰 행사를 치룰 수 있는 420여 명 수용 규모의 비전홀(Vision Hall)과 아웃 도어 콘셉트의 다이닝 부대시설을 갖췄다.
시각적으로 보면 금융이 가지고 있는 안정적인, 보수적인 분위기를 유지하였다. 반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는 순간 반전되는 파격적인 분위기와 조형물, 그래픽 메시지, 블루 윈도우와 사인, 모던한 가구들의 조합은 신선한 분위기를 만든다.

내부 디자인의 기본 콘셉트는 무엇인가? 기업 브랜드의 특성이나 가치관 등을 어떻게 공간디자인에 반영하였고, 각 층이 어떠한 개념으로 연결되고 독립하는가?
내부 디자인의 기본 콘셉트는‘ 하나로 연결됨’이다. 도심의 건물은 수직적으로 층을 켜켜이 쌓은 형태가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우리는 이 수직적인 건물 전체가 의식의 단절 없이 수직,수평적으로 하나의 공간으로 느껴지게 하고 싶었다.
① 밖에서 보는 건축의 외관은 두 개의 매스가 겹쳐진 형태이다. 인테리어 공간에서는 마지막 바닥층인 지하 2층 바닥이 그간 삼성 금융이 쌓아온 역사와 신뢰, 긍지의 기초라는 의미를 담고 있고 외관에서 보이는 두 개의 빌딩 매스가 이 바닥에서 시작된다고 가정하였다. 결과적으로 외관의 콘셉트를 내부로 끌어들여 강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② 수직적으로 올라간 두 개의 건물 사이는 4개의 브리지가 걸쳐져 수평적으로도 연결,확장되었다. 삼성생명에서 만든 마포대교의‘ 생명의 다리’라는 프로젝트가 있다. 자살을 목적으로 마포대교를 가는 이들에게 따뜻한 말들을 건네며 위로하는 자살 방지 프로젝트이다. 두 건물을 연결하는 브리지의 콘셉트는 이 스토리에서 발전되었다. 우리는 이 브리지에 너와 나 간의 브리지, 직급(Hierarchy) 간의 브리지, 이념 간의 브리지 등의 연결적 의미를 붙였다.
③ 수직적으로는 보이드(Void) 공간, 아트리움 등을 통한 오픈 방식으로도 연결되어 있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이미 엘리베이터 코어는 건물 전체를 관통하는 거대한 수직 축이다. 게다가 타고 있기만 해도 건물 전체를 수직적으로 오르내리며 전 층을 여행시켜주는 기차 같다고 생각된 시점이 있었다. 이는 결과적으로 이 프로젝트의 핵심 디자인이 되었다.
1층 로비엔 거대한 금빛 물결 웨이브 섬이 있다. 사실 이 곳은 두 대의 엘리베이터가 움직이는 엘리베이터 코어이다. 육중하고 카리스마 있는 금색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엘리베이터 코어 벽에서 내뿜는 일렁이는 푸른 불빛에 깜짝 놀란다. 푸른 물속을 지나 2층부터 엘리베이터는 4개층의 오픈된 햇살 가득한 아트리움을 블루 윈도우를 타고 오르내린다.
2층 아트리움에서 보면 교육실, 보드룸 같은 중요한 실들이 유리벽으로 오픈되어 있다. 대부분은 보안을 이유로 두껍게 숨겨놓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논의와 결정이 오가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큰 동기부여와 학습이 될 것이다.

내부 디자인이 건축 및 대지의 특성과 어떻게 연결되는가? 더하여 사인물이나 그래픽 디자인 등의 세부요소까지 어떠한 통일성이나 콘셉트로 연결되는지 궁금하다.
지하 2층에 선큰 테라스(Sunken Terrace)와 연결된 높이 20m의 큰 아트리움이 있다. 이 선큰 테라스는 주차 램프로 인해 경사진 형태를 갖고 있는데 우리는 이 경사진 선큰 테라스를 실내 아트리움으로 적극 끌어들였다. 실내에 산등성이가 생긴 셈인데 이름은 록 테라스(Rock Terrace)이다. 수용 인원 400명의 비전홀과 200여 명의 다이닝실 인원이 홀에 북적일 땐 산기슭에 앉아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휴식을 취하는 그림을 그렸다. 외부와 내부의 연결을 강화시키기 위해 같은 석재 마감재, 가로등 조명과 가구, 나무도 안밖에 연결하여 배치했다.
2층에서 5층은 커다란 아트리움으로 연결되어 있다. 4개층 뚫린 아트리움에는 얼키설키 위태로운 젠가 조형물이 조각마다 의미있는 단어들을 두르고 쌓여있다. 금융의 위기를 표현한 메타포 작품이다. 곳곳의 공간 사진을 보면 공통적인 분위기가 있다. 색채적으로 보면 브론즈와 블루로 정리할 수 있는데 브론즈가 동전, 주화에서 따온 금융을 상징하는 컬러라면 블루는 삼성을 상징하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의미하기도 한다.

기존의 슬래브를 옮겨, 아트리움의 브리지로 사용한 발상의 이유와 그 실행 과정이 궁금하다.
원래는 남쪽엔 4개층을 관통하는 큰 아트리움과 북측엔 각층의 라운지 공간들이 있는 계획안이었다. 이 건물의 목적이 만남, 커뮤니케이션, 교육인 것을 생각하면 서로가 서로를 만나고 아이컨택이 이루어질 기회의 공간을 제공 해야하고, 그 방법이 필요했다.
4층 북쪽 슬래브를 뚝 떼어 높은 아트리움의 한가운데 걸쳐보았다. 그리하여 3층은 두 개 층이 뻥 뚫린 높은 천장고의 라운지를 확보했고 4층에서는 3층의 액티비티(Activity)를 내려다 볼 수 있다. 2F, 3F, 4F, 5F 간에 서로가 서로를 볼 수 있는 눈빛교환 공간이 완성되었다. 우리는 이 브리지를 우리가 가야 할 목표‘ 골드 브리지’라 불렀는데 최근‘ Findeck’란 이름이 붙여졌다.

주로 사용한 재료는 무엇이고, 어떠한 콘셉트로 구성되었는가? 기존 재료를 새롭게 가공하거나 재해석하여 사용한 부분이 있는지?
자재는 생각 외로 심플하다.
① 벽과 바닥에 쓰인 석재는 한 가지이다. 비늘 같은 조각이 겹겹이 쌓여 화석 같은 표면을 가진 회색 화강석이다. 금융의 보수성과 기업의 연륜을 표현하고 설명할 수 있는 재료가 석재라고 생각했다. 표면 마감도 버너후 2차 브러쉬 가공을 통해 보기에는 텍스처가 있지만 만져보면 보드라운 상태를 유지했다.
② 브론즈. 앞서 말한 주화에서 모티브를 얻어 채택한 아이템이다. 우리는 이 브론즈를 상징적인 곳에만 아껴서 사용했다.
③ 앞서 언급한 돌과 브론즈가 연륜과 중후함을 가진 자재라면, 블루 컬러로 표현되는 자재들은 모두 투명하고 가볍고 인공적인 소재들이다. 블루 라미네이티드 글라스, 블루 아크릴 사인, 블루 라이팅 등이 있다.
④ 플라스틱 같지만 앉으면 쿠션감 좋은 특수자재의 가구도 사용자 모두가 신기해 하는 새로운 자재들이다.

커뮤니케이션이나 공간의 다양한 활용이 중요한 용도인 만큼 각 공간의 가변성에 대한 방안은 무엇인가?
이런 커뮤니케이션 공간에서 공안의 가변성은 늘 중요한 요구사항이다. 150명 수용 가능한 대강의장은 인원이 그만큼 차지 않았을 때는 헐렁하고 집중력을 잃어버리는 공간이 된다. 그럴 땐 버튼 하나로 천장 레일을 따라 커튼이 쳐지면서 방의 규모를 줄여 공간의 집중력을 높인다. 벽이 열리고 닫히는 퍼포먼스도 재미있다.
16개의 토의실은 4개 층에 4개씩 모듈화되어 있어 두 방이 한 개의 작은 클래스 룸이 될 수 있다. 슬라이딩 패널과 무빙 월을 적용한 가변화되는 공간은 식당, 소셜 클럽, 토의실 등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비전홀에는 계단형 전동 좌석이 수납되어 적극적인 다용도 활용이 가능하다.

빛(자연광) 을 중요한 공간요소로 사용하였다. 이러한 자연광을 어떻게 활용하고, 인공조명 디자인과 어떻게 어우러지는가?
설계할 때 가장 집착하는 것이 빛과 그림자이다. 그래서 준공사진을 찍을 땐 원하는 빛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린다. 공간을 가장 빛나게 하는 것은 역시 자연광 이다. 어떤 인공 빛도 따라올 수 없는 대단한 힘이 있다. 빛을 즐기되 활용은 그림자로 한다. 바닥과 벽에 어떤 그림자가 드리워질지 상상하고 그 라인에 맞춰 다른 인테리어를 매치하는 것이다.
반면, 실내에서의 인공조명의 원칙은 어떻게 하면 광원을 감추고 공간의 밝음을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와 간접 조명으로 바닥,벽,천장을 감싸 공간을 부드럽게 하는데 초점을 맞추게 된다. 지하에 위치한 록 테라스(Rock Terrace)의 층고는 20m인데 천장엔 조명 한 개 없이 여섯 개의 반사 거울판만 매달려 있다. 정작 빛은 관리가 가능한 아래쪽 벽에 설치되어있고 천장의 반사판을 향해 빛을 쏘아주면 반사판이 빛을 아래로 반사시켜 공간을 밝힌다.
2개 층 높이인 3층 라운지 천장에도, 4개 층 오픈된 2층 아트리움의 천장에도 그 흔한 다운 라이팅은 없다. 하지만 어둡지 않도록 어디선가 빛을 반사시키고 있다. 강력한 인공조명의 사용은 푸른빛 덩어리의 엘리베이터 코어이다. 푸른빛이 바다처럼 뿜어 나오게 하려고 구조변경까지 감행한 디테일이다.

보통 건축과 인테리어의 업무가 경계를 두고 작업이 이루어지는 프로젝트가 많다. 건축과 인테리어 모두를 주로 다루는 AI 아키텍츠의 특성상 그 경계의 작업들이 어떤 식으로 유연하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하다.
보통 건축,인테리어를 함께 설계하는 범위로 수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인테리어만 의뢰받는 경우도 많다. 요즘은 건축설계사무소도 인테리어 파트를 가지고 있지만, AI Architects가 다른 점이 있다면 건축과 인테리어의 비중과 인원이 5:5의 비율로 정착되었다는 점이다. 건축설계가 완성되면 그 위에 인테리어가 옷을 입힌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절대 그렇지 않다. 우리 인테리어팀은 그곳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에 집중하고 그렇게 되도록 건물을 만들어 나간다. 구조,설비,전기는 건축설계 만의 영역인 듯하나, 실무에서는 배관,배선까지도 인테리어에서 조정하고 픽스해야할 일이다. 다른 건축설계사무소와 협업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이번 건축설계와의 협업에서도 좋은 팀워크로 서로를 받아주며 진행했다. 거꾸로 생각하면 AI를 찾아 주실 땐 그런 기대를 하는 것도 같다.

인터뷰이: 손선기(AI Architects)

건축문화편집부 (archious@ancbook.com)
건축문화 2016년 11월호 [Monthly Issue]페이지 © 에이엔씨출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