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orean Project :
김해 더큰병원
Gh the grand hospitaL

김용남/ 삼현도시종합건축사사무소



삼현도시종합건축사사무소 김용남_ 현재 ㈜삼현도시종합건축사사무소의 대표 건축가로, 동아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원을 수료했다.
공간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실무를 쌓았으며 동의대학교 겸임교수, 인제대학교, 동아대학교 외래교수를 역임했다.
2002년에 설립된 삼현도시종합건축사사무소는 건축물을 인간이 사는 유기체로 보고, 환경과 인간이 건축물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는데 관심을 두고 질문을 던지는 건축 집단이다.
주요 작품으로는 미즈웰 산부인과 병원, 이비스 엠버서더 호텔, 김해 더큰병원, 센텀뷰 라움, 문현 금융단지 디온플레이스, 해운대 베르나움, 영도 라발스호텔 등이 있으며, 한국 건축가협회 부산시 건축가회 신인건축가상 및 부산시 동래건축문화상 우수상, 김해시 건축대상제 우수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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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젝트의 대지가 갖는 특성은 무엇이고, 그것이 어떻게 건축물에 반영되었는가?
본 대지는 경상남도 김해에 위치해 있으며 역사문화 지구와 한 블록 떨어져 있고, 시외버스터미널과 백화점, 마트 등이 밀집해 있는 교통과 생활의 중심 진입부에 위치해 있는 비교적 환경이 양호한 대지이다. 그러나 삼면이 도로에 인접한 부지이지만 남서향 도로에 길게 연접하고 있어 큰 도로보다는 작은 도로인 남서향이 건물의 전면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고 건축물의 환경에도 남서향이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되었다. 건축물의 계획에 있어 상업지역인 대지 특성상 토지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대지 형상대로 평면을 구성하고 남서향과 나머지 면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 나가느냐가 계획의 주안점이 될 수밖에 없었다.

클라이언트의 특별한 요구사항은 무엇이었고, 어떻게 설계로 이어졌는가?
건축주 쪽에서는 특별한 요구 사항보다는 일반적인 정형외과 전문 병원으로서의 기능적인 요구사항이 많았으며, 향후 건축물의 관리 측면과 큰병원이라는 병원 브랜드의 상징성을 가질 수 있는 건물 디자인을 원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한 병원은 본질적으로 몸이 아픈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회복하는 공간으로 인공적 치료와 더불어 회복기에 환자들의 몸이 좋아질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중요하다 생각하였으며, 이를 병원 건축물의 역할이라 보고 회복에 최적화되어 있는 건축물을 제안하였다.

설계를 진행하는데 있어 중요한 이슈가 된 주안점은 무엇인가?
설계 진행에 주요한 이슈는 상기 질문에서도 언급되었지만, 병원 건축물의 특징상 의사의 치료행위와 관련한 기능적인 부분이 설계의 주안점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나, 우리는 환자의 회복을 위한 건물 환경 조성에 초점을 맞추고 건축주인 의사들을 설득하는 것이 설계 진행에서 중요한 이슈라 판단하였다. 우리가 제안한 환자의 회복을 위한 건물 환경요소로 주목한 부분은 입원실과 진료실, 물리 치료 공간이다. 입원실은 환자에게 집과 같은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도록 입원실마다 테라스가 있으며 테라스에는 조경을 식재하는 공간이 있다.
그리고 입원실 복도로 중정을 계획하여 굴뚝 효과에 의한 급·배기가 이루어져 항상 신선한 공기가 유입될 수 있도록 단면 계획시 건물 허리 부분이 잘려 있는 형태로 만들었다. 그리고 진료부는 진료실마다 외부의 자연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환자뿐만 아니라 진료하는 의사까지 심리적 안정을 취하는 것이 평면계획시 주요 개념이었다. 물리 치료실은 환자의 회복과 직결되어 있는 부분으로 물리치료실 외곽을 내부이면서 외부인 중성적인 운동공간으로 형성하고, 사계절 동안 외부 환경의 변화를 선택적으로 수용하면서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활동적인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였다.

루버로 이루어진 외관이 독특한 인상을 준다. 루버의 패턴은 서향 빛의 양 조절이나 공간의 구조와도 연관이 있는 것인가? 기능적인 요소 이외에도 형태미적인 디자인에서 어떠한 스터디 과정을 거쳤는지 궁금하다.
외피를 형성하고 있는 루버 형태는 남서향의 전면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의 고민에서 나온 결과로서 남향의 일사는 수용하고, 서향의 일사는 차단하는 목적으로 디자인되었다. 또한, 단면을 형성할 때 층별 용도에 따라 개방이 필요한 부위는 열려 있고 폐쇄가 필요한 수술실이나 x-ray실 같은 기능의 실들은 닫으면서 저절로 형성된 것이고 볼 수 있다.

‘정형외과’ 용도에 따른 프로그램 배치의 특성은 어떤 것인가?
본 프로젝트는 정형외과면서 척추와 관절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전문병원으로서 프로그램상 비수술 일반 진료와 수술에 의한 장기 입원 진료로 프로그램이 크게 나누어지며 여기에 건강검진 센터라는 3개의 센터 개념으로 이루어져 있다. 협소한 대지 상황상 전체 프로그램 조닝은 수직으로 배치될 수밖에 없는데, 저층부 1층은 환자를 위한 약국, 커피숍, 꽃집, 그리고 안내 데스크 및 로비가 배치되고 2층은 각종 의료용품점과 간호사들을 위한 직장 어린이집 등이 배치되어 있으며, 3층부터 외래 진료부가 배치됨으로 본격적인 병원 공간으로 인식 되도록 하였다. 진료부와 동선이 가장 많이 겹치는 검사실(CT. x-ray 등)들이 4층에 배치되고 5층도 진단, 검사, 수술실 기능을 집중적으로 배치하여 3~5층은 주로 검사, 치료, 수술 공간으로 조닝 되었다. 6층부터 9층까지는 치료에 따른 회복공간으로 건물의 허리 부분인 6층은 물리 치료와 운동 공간을 배치하고 7~9층까지 중정을 두어 외부 환경을 건물 내부로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환경을 개선하였다. 이처럼 수직 조닝도 크게 3개로 구성한 것이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24시간 운영되는 병원의 특성상,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는 대책 마련도 필요했을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은 어떤 것이었나?
건축물의 에너지적인 측면에서 병원 건축물은 숙박시설에 비견될 수 있을 정도로 에너지 소비가 심한 건축물이라 할 수 있다. 건물의 운영에 있어서도 관리비용이 건축물이 유지되는 동안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우리는 기계적인 장치에 의한 에너지 절약 방법을 최소화하고 건축화된 에너지 절약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대지 상황과 건물의 용도 특성 등을 고려하여 설계 진행시 많은 고민을 하였다.
우리가 제안한 내용은 2가지에 집중되었으며 첫 번째는 수직,수평 루버로 이루어진 외피에 의한 일사,채광을 조절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자연의 기압에 의한 환기 작용이 일어날 수 있도록 단면 계획을 하는 것이었다. 수평 루버는 계절에 따라 여름 일사 부하를 최소화시키고, 겨울의 일사는 유입될 수 있도록 간격을 조절했으며 수직 루버는 서향 일사 차단과 남향 일사 유입을 원칙으로 배치하였다. 루버의 부수적인 기능으로 입원실은 커튼이 필요 없어져 입원실 내부가 굉장히 밝아진 것이 개인적으로 만족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굴뚝 효과가 일어날 수 있도록 중정과 6층 외부 운동공간을 연결하고 계절에 따라 개·폐가 가능하도록 하는 계획을 적용함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건축주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가능하게 되었다. 특히 병원 건축물은 일반 건축물에 비해 환기 횟수가 많고, 그 횟수가 많을수록 쾌적한 내부 환경이 조성되어 환자의 건강 회복과 청결한 내부 환경 유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상기의 건축화된 에너지 시스템에 의해 우리가 추정하는 에너지 절약률은 건축물의 1년 에너지 소비량을 36% 감소시키는 것으로 10년 동안 운영시 총 설비 투자비용을 상회해서 회수 가능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건축물의 주된 재료와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재료에 대한 특성을 건축가 나름대로 재해석해 사용한 부분이 있는가?
건축물의 주된 재료가 외피로 인식되는데 본 건축물의 경우 외장재료로의 접근보다는 건물 내부와 외부가 만나는 접점에서 열과 채광을 조절하는 시스템이 외장재료로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한 것이 일반적인 외피 또는 외장재료라는 인식을 깨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외피의 재료로 사용된 루버는 일사와 채광이 주요 목적이지만 유사시 태풍이나 기타 환경에도 견딜 수 있는 강도를 확보하는데 많은 검토와 설정을 거쳐서 나온 최종 결과물이다.

이 프로젝트의 사용후 평가는 어떠한가? 사용자로부터 받은 피드백은?
본 프로젝트는 환자의 진료와 치료, 회복을 위한 병원 건축물이라는 특성에 따라 사용후 평가에 있어 건축주인 의사와 실질적인 사용자인 환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평가가 최고의 평가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건축주인 의사보다는 환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병원 개업 후 3년간 환자가 많이 늘어 물리치료실이 부족하게 되었고, 이를 확장하면서 6층 외부공간이 내부화되어 원래 의도했던 자연환기 방식이 계획 의도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향후 병원 건축설계시 증축이나 기타 복합적인 상황을 더 많이 고려해야 된다는 것을 인지하고 학습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으로 판단한다.

인터뷰이: 김용남(삼현도시종합건축사사무소)

건축문화편집부 (archious@ancbook.com)
건축문화 2016년 12월호 [Monthly Issue]페이지 © 에이엔씨출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