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orean Project :
청담 마루 14, 15
Chungdam MARU 14, 15

김혁 + 정회완/ 종합건축사사무소 디자인캠프 문박 디엠피



주)종합건축사사무소 디자인캠프 문박 디엠피
김혁_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했으며 정림건축을 거쳐, 현재 디엠피건축 사장이다. 주요 작업으로 송도아트센터, SKT타워, 한빛프라자, 부산경남권경마장, 서울월드컵경기장, 국립중앙박물관 등이 있다.
정회완_ 한양대학교 건축대학원, 부경대학교 건축공학과를 나오고, 정림건축 등에서 실무를 쌓았다. 현재 디엠피건축 수석소장으로 재직중이다. 주요 작업으로는 신안 김환기미술관, 청담동 상업시설, 서울대학교 문화관(설계공모), 세종시 정부청사 2-1구역, 광주 제2컨벤션센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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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를 진행하는데 있어 중요한 이슈가 된 주안점은 무엇인가?
이 프로젝트는 인접한 2개의 필지에 1개의 건물을 신축하고 동시에 기존 건물 하나를 리모델링한 것이다. 주어진 프로그램은 용도가 정해지지 않은 임대용 근린생활시설을 계획하는 것으로 디자인 초기부터 다음과 같은 2가지 이슈에서 출발했다. 첫째는‘ 명확한 프로그램이 주어지지 않는’ 근린생활시설은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하는가라는 프로그램에 대한 질문, 둘째는 각양각색의 건물이 일종의 콘텍스트(Con-text)를 이루고 있는 곳에서 새로운 건물은‘ 어떤 Text로 남을 수 있을까’라는 문제였다.

많은 명품 매장들이 다양한 입면으로 청담동을 채우고 있다. 이렇게 각 건축물의 개성이 넘치는 주변환경에서‘ 주변과의 조화’와‘ 독자적인 아이덴티티’를 모두 고려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에 대한 설계자의 선택은 무엇이었는가?
대지는 소위 청담동 명품가로라 불리는 거리 뒤편에 위치하고 있다. 주변 건물들은 좀 더 화려하거나 튀어 보이는 것이 미덕인 것처럼 제각각 지어질 때의 트렌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는 이런 분위기 자체를 대지의 조건으로 받아드리고, 반대로 새로 지어질 건물은 목적 없는 형태성이나 단순히 트렌디한 표현방식을 좇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조형을 통해 건물이 존재를 표출하기 보다는 공간을 채우는 프로그램과 사람들을 위해 철저히 중성적인 배경이 되고자 한 것이다.

근린생활시설은 우리에게 친근하고 특별하지 않은 용도이다. 이‘ 근생’이라는 프로그램이 디자인에 영향을 준 점이 있다면?
근린생활시설은 명확하게 주어진 프로그램이 없는 건물이다. 이런‘ 프로그램의 불확정성’은 디자인 단계에서 언제나 딜레마가 되고 흔히 작위적인 디자인으로 끝나고 만다. 그래서 우리는 목적 없는 개념을 만들기보다 오히려 그 불명확성을 그대로 건축화하는 것에서 해법을 찾았다.
먼저 임대를 위한 가장 효율적인 평면 형태인 사각형으로 가상의 프로그램 큐브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프로그램 덩어리를 그대로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볼륨을 만들어 나갔다. 인위적인 개념을 넣기 보다는 프로그램의 다양성과 복합성이 그대로 표출되도록, 쌓인 형태 그대로 건축화 되도록 했다.

건축물의 주된 재료는 무엇이며, 선택한 이유는? 재료에 대한 특성을 건축가 나름대로 재해석해 사용한 부분이 있는가?
청담동 프로젝트는 물성과 매스의 관계에 대한 실험이라고도 볼 수 있다. 건축주는 상업성이 강한 건물이지만 가벼워 보이지 않고 시간이 지나도 가치 있어 보이는 건물이 되길 원했다. 따라서 우리는 많은 부분 개방되어야 하는 건물이지만 가볍지 않은 무게를 가지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먼저, 창과 벽의 구분을 최대한 지우고 전체를 적층된 하나의 매스로 만들었다. 석재면에 설치된 창은 매스의 무게감을 강조하기 위해 빗각으로 깊숙하게 만들어 보는 각도에 따라 보이거나 혹은 보이지 않도록 했다. 커튼월에 설치한 깊은 수직 루버는 측면에서 유리면을 가리면서 매스의 윤곽을 만든다.
또, 물성이 가진 성격을 디테일을 통해 낯설게 보이도록 했다. 캔틸레버 형태로 돌출된 매스는 석재의 무게감을 강조한 반면 하부의 실링은 금속으로 마감해 잘려진 듯 이질적으로 보이도록 했다. 저층부에 빗각으로 만든 석재는 고유한 특성인 쌓기의 방식을 수직으로 바꾸면서 색다른 인상을 만든다.

입면을 구성하는데 있어서 특별히 고려한 점이 있는지?
건물의 외피는 패턴이나 그래픽적인 표현을 가능한 배제하고 대지의 요소 (Factor)에 의해서만 반응하도록 했다. 상업적인 건물 성격상 디스플레이의 필요성에 따라 저층부 일수록 열린 면이 커지도록 했고, 상부로 갈수록 조망과 환기가 필요한 부분만 열리도록 조절했다. 빛 조절에 대한 건축주의 특별한 요청에 따라 서향에 면한 부분은 대부분 솔리드(Solid)로 구성하고 남측면은 도로측으로 큰 보이드(Void)를 두는 대신 수직의 루버를 깊게 세워 빛을 걸러내고 있다.

두 채의 건물 간에 디자인적 연결성과 차별성은 무엇인가?
다른 스케일의 두 건물이 하나의 컴플렉스로 보여지길 원했다. 그래서 동일한 재료와 통일된 디자인 언어를 적용했다. 반면 두 건물은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도록 커튼월을 설치해 도로의 여러 각도에서 석재면과 유리면이 중첩되어 보이도록 했다.

일반적으로도 볼 수 있고, 어떻게 보면 특이하다고도 보여질 수 있는 국내 건축의 근린생활시설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 한다고 보는가?
근생은 소위‘ 작품’이 되지 못한다. 시간이 지나면 곳 주변의 상업성에 묻혀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근린생활시설 다운 오히려 도시와 공간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좋은‘ 틀’이 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인터뷰이: 디엠피 건축

건축문화편집부 (archious@ancbook.com)
건축문화 2016년 12월호 [Monthly Issue]페이지 © 에이엔씨출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