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2005. 06.]

         2004년 설계사무소 노동환경 실태조사 결과보고서 발간

1. 서울경기지역설계노동조합(이하 설계노조)은 2004년 설계사무소 노동환경에 대해 2005년 2~3월 약 두 달의 기간에 걸쳐 온,오프라인 설문조사방법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하였다.
조사대상은 설계노조 규약에 명시하고 있는 전국의 설계관련 11개 업종/직군 전체직종노동자였으며, 응답의 대부분은 건축설계사무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었다.

2. 지금 우리나라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시장개방, 고용 유연화를 통한 비정규직 확산, 만인의 만인에 대한 경쟁 이데올로기 전파 등 전방위에서 자본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우리네 설계판의 노동환경은 어떤지, 고용불안, 저임금, 노동강도는 전년도에 비해 어떤 변화를 겪는지 파악하여 설계노동자들의 노동환경개선과 고용안정을 위한 정책적 근거를 마련하려는 데 이번 실태조사의 목적이 있다.

3. 조사결과 여전히 전문직 화이트칼라의 기대임금보다 훨씬 낮은 임금구조가 지속되고 있으며, 5인 이하 사업장일수록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받는 곳이 많았으며, 100인 이상 사업장의 임금평균은 오히려 20인정도의 사업장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았다.

70%이상 연봉제 전환으로 인해 고용불안이 급격히 높아졌고, 일주일에 평균 3일 이상 시간외 근로를 하고 있으며, 주40시간 또는 44시간 일하는 노동자가 거의 없을 뿐 아니라, 28%이상의 노동자가 거의 매일 시간외 근로를 하거나 심지어 70시간 이상 일하는 노동자가 8%나 되었다.

90%이상의 노동자가 주당 평균 44시간을 초과해서 일하고 있으나 그에 비해 시간외 수당을 지급하는 사업장은 34%에 지나지 않고 이나마 법정 기준인 평균임금의 1.5배를 지급하는 곳은 단 한곳에 불과하였다. 더구나 위 비율에는 식대와 교통비만 지급하는 것도 포함되어 실지로 시간외 근로가 여전히 노동착취의 강력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위와 같은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폐해는 건강관련 설문조사에서 명백하게 드러났는데, 응답자의 30%이상이 치료를 요하는 근,골격계질환자로 의심되는데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고 대부분 방치하고 있었다.
기타 위염이나 안구건조증, 두통, 우울, 만성피로, 간기능저하, 가슴통증 등 다양한 업무관련 질환의 증세를 가지고 있으며, 저임금, 고용불안, 장시간 노동 등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인한 건강악화에 대해 체계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기타, 설계노조의 조직률과 인지도에 비해 62%의 응답자가 노동조합가입의사가 있음을 밝힌 것은 설계판 노동자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노동의 권리를 위하여 조직적인 활동과 운동이 필요함을 노동자들 스스로 잘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설계판 노동자들이 ‘의사있음’을 넘어서 스스로 참여하고 활동하는 주체로 나서기 시작할 때 비로소 우리를 둘러싼 여러 모순을 극복하고 사람 사는 세상의 주인이 될 것이다.



                                민주노총/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서울경기지역설계노동조합
                                           ( http://www.spetu.org )